오피니언 사외칼럼

[이옥경의 노동운동2.0] 인공지능 시대와 미래노동운동

미래창조과학부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 이옥경

이옥경 미래창조과학부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이옥경 미래창조과학부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





지난 3월 한 달은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알파고의 대결에 대한 논쟁으로 전 세계가 뜨거웠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의 예상을 깨고 인공지능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4승1패의 전적으로 이기면서 인공지능 시대가 우리 앞으로 성큼 다가서고 있다.

벌써 한 달이 지난 지금 다시 인공지능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다소 늦은 감이 있어 보인다. 하지만 인공지능 시대에 대해 단순히 충격과 공포의 마음으로만 대할 것이 아니라 한 발짝 떨어져서 냉정하고 합리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참에 미래에 사라질 직업만 생각하는 것에서 벗어나, 미래의 노동운동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자. 알파고가 바둑의 영역에서 인간 못지 않은 능력을 보여주었다. 이로써 지금 인간이 하고 있는 많은 일들을 인공지능이 할 수 있을 것이 분명해졌다. 의사와 변호사와 같은 고급 직종들까지 많이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고들 말한다. 미래의 직업군이 많이 변할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자동차가 발명됨으로써 마부가 사라졌듯이 역사적으로 그래왔지 않은가? 하지만 두 가지는 분명하다. 사라지는 직업이 있는 만큼 새로 나타나는 직업도 있다는 것과 인간의 노동은 끊임없이 계속될 것이고 노동운동도 새로운 방식으로 지속될 것이라는 것 말이다.


자동차의 등장으로 마부가 사라졌지만 대신에 운전이 하나의 새로운 직업으로 등장했다. 그와 마찬가지로 인공지능 시대에 새로이 나타나는 직업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인공지능을 만드는 컴퓨터 프로그래머, 뇌 과학자, 인공지능 설계자 등의 직업이 늘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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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새로운 직업의 등장은 알파고의 등장과 거의 같은 시기에 예고되고 있다. 사람들은 알파고의 성공에 큰 관심을 기울이지만 다른 실패한 인공지능에 대해서는 관심을 덜 기울인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사가 개발한 인공지능 채팅 로봇 ‘테이’는 선보인 지 16시간 만에 서비스를 중단하는 일이 발생했다. 극우주의적인 발언과 성차별적인 발언을 쏟아내는 등의 심각한 문제점을 보인 것이다. 인공지능의 학습이 항상 성공적이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이다. 이에 따라 인공지능이 많이 개발되면 개발될수록 이런 문제들도 늘어날 것이며 이에 따라 관련 직업들이 증가할 것이 분명하다.

미래에도 노동운동이 지속될 것이라는 것 역시 마찬가지로 분명한 사실이다. 인공지능이 많은 일을 하는 미래에는 빈부의 격차가 더 커질 것이며 사람들 간의 지배와 종속 및 착취 관계도 새롭게 변화하며 강화될 것이다. 돈이 많은 자본가일수록 새로운 생산도구인 인공지능을 더 많이 소유할 것이기 때문이다.역사적으로 생산도구가 효과적일수록 자본과 권력이 소수에게 집중돼 왔다. 이런 점은 미래의 우울한 측면이다.

하지만 여전히 희망은 있다. 공상과학 영화에서 우려하듯 기계가 인간을 지배하는 상황을 잠시 배제한다면, 어떤 사회가 도래하든 인간의 사회일 것이고, 그리하여 인간이 주인되기 위한 노력이 도처에서 이루어질 것이다. 인공지능으로 생산력과 권력이 강화된 시대에서, 인간이 주인 되기 위한 투쟁이 곧 노동운동일 수밖에 없다. 인공지능의 시대, 노동운동도 새로운 전략으로 미래를 준비할 때이다.

이옥경씨는?

현재 미래창조과학부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으로서 행정부공무원노동조합 사회공공성강화특별위원장과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사회공공성강화특별위원장을 겸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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