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조성주의 스타트업코칭] 고객이 명확하면 사업도 명확해 진다

조성주 KAIST 경영대학 교수

조성주 카이스트 경영대 교수조성주 카이스트 경영대 교수


우리나라에도 대학가를 중심으로 셰어하우스(share house)가 뜨고 있다. 여러 명이 한 집에 살며 거실, 화장실, 욕실 등은 공유하고 개인적인 공간인 침실은 따로 사용하는 주거 형태다. 셰어 하우스 사업을 시작하려는 스타트업 대표를 통해 목표 고객 설정 방법을 알아보자.

“누구를 대상으로 하는 셰어 하우스인가요?”

“저희가 생각하고 있는 고객은 셰어 하우스에 거주하고 싶어하는 20대 청년입니다.”


목표 고객이 명확하다. 이보다 더 확실한 목표 고객이 있을 수 있을까?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도 하나마나한 대답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셰어 하우스에 살고 싶어하는 고객이 누구냐고 물어봤는데, 셰어 하우스에 거주하고 싶어하는 사람이라니. 실마리가 하나 있긴 하다. 20대 청년이다. 그런데 20대 청년은 누구나 셰어 하우스에 살고 싶어 할까? 아닐 것이다. 고객이 명확치 않다. 이런 상태에서는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는 위치, 가격, 구성이 나오기 어렵다. 마케팅도 어려워진다. 20대 청년 모두를 대상으로 마케팅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목표 고객을 선정하는 몇 가지 방법을 알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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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인구통계학적 특성으로 구분해 본다. 목표 고객을 선정하는 가장 대표적인 방법이다. 20대 여성을 목표 고객으로 하면 어떨까? 장기적으로는 그렇게 하더라도 처음부터 20대를 목표로 하는 것은 너무 넓어 보인다. 이들 모두를 만족시키기 것도 어려울 것이다. 직업, 거주지, 결혼유무, 소득 수준 등으로 쪼개 최적의 고객군을 선정할 필요가 있다.

둘째, 어떤 식으로든 군집화시켜야 한다. 고객이 가진 취향이나 특성에 따라 구분하는 경우가 있다. 가령 ‘운동을 좋아하고 건강한 음식을 챙겨 먹는 사람’ 같은 경우다. 하지만 이것은 고객 특성이지 대상 고객이 아니다. 이런 사람이 가장 많이 분포하고 있는 고객군을 찾아야 한다. 인구통계학적으로 찾을 수 있고, 이런 사람들이 주로 활동하는 인터넷 카페, 스포츠센터 회원들을 고객군으로 할 수 있다. 이 중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고객군이 우선이다.

셋째, 시장에 처음 진입하는 스타트업은 초기 목표 고객의 크기가 적어도 괜찮다. 목표 고객군 대부분이 꼭 필요한 상품이라고 말할 수 있다면 그 숫자는 수십, 수백 명이 되어도 좋다. 이들을 완전히 만족시켜야 사업이 될 것이다.

이제 셰어 하우스 사업으로 돌아가 보자. 창업자는 본인이 고시원에 살아본 경험이 있었다. 또 신촌에 있는 대학을 다녔고, 그 지역 지리도 잘 알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 사업의 우선 고객은 서울-신촌-대학생-고시원(옥탑방, 반지하 포함) 거주자를 대상으로 해 봄 직하다. 이들을 만족시킬 셰어 하우스를 만들면 된다. 이제 신촌 지역 고시원 거주자들이 자주 보는 매체, 자주 다니는 장소에서 홍보하면 된다. 고시원에서 나오자마자 셰어 하우스를 홍보하는 플랜카드를 걸어 놓으면 어떨까? 목표 고객이 명확하면 제품도, 마케팅 방법도 명확해질 것이다. 여기서 성공하면 확장도 수월해 질 것이다. /sungjucho@business.ka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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