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플

동남아 노예어부 1년 추적...AP 여기자 4명 '퓰리처상'

美 해산물 유통과 연관성 파헤쳐

선원 2,000여명 자유 찾게 도와

퓰리처상 공공서비스 부문에서 수상한 AP통신의 마타 멘도사(왼쪽부터), 로빈 맥도웰, 에스더 투산, 마기 메이슨./AP·연합뉴스 DB퓰리처상 공공서비스 부문에서 수상한 AP통신의 마타 멘도사(왼쪽부터), 로빈 맥도웰, 에스더 투산, 마기 메이슨./AP·연합뉴스 DB




노예 노동에서 풀려나 22년 만에 고국 미얀마에서 어머니와 재회한 민트 나잉./AP·연합뉴스 DB노예 노동에서 풀려나 22년 만에 고국 미얀마에서 어머니와 재회한 민트 나잉./AP·연합뉴스 DB


AP 탐사보도 당시 우리에 갇혀 있던 미얀마 출신 노예 어부 키오나잉. /AP·연합뉴스 DBAP 탐사보도 당시 우리에 갇혀 있던 미얀마 출신 노예 어부 키오나잉. /AP·연합뉴스 DB


집념을 갖고 1년 넘게 동남아 어선의 가혹한 노예 노동 실태를 추적하고 그에 따른 미국 내 해산물 유통을 파헤친 AP통신의 여기자 4명에게 2016 퓰리처상(공공 부문)이 돌아갔다.

뉴욕 컬럼비아대 언론대학원 퓰리처상선정위원회는 18일(현지시간) 마기 메이슨, 로빈 맥도웰, 마타 멘도사, 에스더 투산 등 4명의 AP통신 기자가 쓴 노예 어부 기사를 2016년 퓰리처상 공공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공공 부문 수상은 21개 부문 중에서 가장 영예로운 상으로 꼽힌다. 멘도사 기자는 앞서 지난 2000년에도 한국전쟁 당시 미군의 ‘노근리 주민 학살’ 폭로 기사로 퓰리처상을 받은 바 있다.


이 기자들은 미국의 식탁에 오르는 생선이 노예 노동의 산물이라면서 섬에 갇혀 가혹한 노동에 시달리는 사람들의 실태를 짚었다. 노예 노동 과정에서 수많은 남자가 죽거나 불구가 됐다는 사실도 전했다. 이 보도로 미얀마·캄보디아·라오스·태국 등에서 꾐에 빠져 어선에 감금된 채 죽도록 일하던 노예 노동자 2,000여명이 풀려나기도 했다.

맥도웰과 투산 기자는 2014년 당시 인도네시아의 수도 자카르타에서 약 3,000㎞나 떨어진 벤지나섬을 찾아가 우리에 갇힌 남자들을 발견해 대화하고 섬 항구에서 다른 노예 선원들을 인터뷰했다. 기자들과 편집진은 해당 기사를 곧바로 송고할지를 놓고 고심하다가 그랬다가는 노예 노동자들이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보고 먼저 관련 정보를 당국에 건네 이들의 안전을 확보한 뒤에야 관련 뉴스를 공개하기도 했다.

맥도웰 기자는 수상 소감에서 “당초 기획 단계부터 (노예 노동의 산물인 해산물과) 미국 내 밥상을 어떻게 연결지을지 생각했다”면서 “각 정부와 인권단체들이 태국 등에 압력을 넣더라도 미국 회사나 소비자들이 변화를 요구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속보 부문에서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버너디노의 총격 사건을 보도한 LA타임스가 선정됐으며 사진속보 부문은 유럽과 중동에서 벌어지는 난민의 참상을 카메라에 담은 로이터와 뉴욕타임스가 공동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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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는 아프가니스탄 여성의 어려움을 다룬 기사로 국제보도 부문 상도 받았다.

비영리단체가 운영해 퓰리처상 수상 명단에 자주 오르는 탬파베이타임스는 올해에도 2개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플로리다주 정부 후원 정신병원이 예산 삭감으로 위기에 처한 실태를 새러소타헤럴드-트리뷴과 공동 작성해 탐사보도 부문에 뽑힌 데 이어 플로리다주 파이넬러스카운티의 인종 분리 학교 정책이 나은 부작용을 다뤄 지역보도 부문에도 선정됐다.

경찰에 의해 저질러지는 살인 실태를 보도한 워싱턴포스트는 전국 보도 부문 상을 받게 됐다.

또 미국 초대 재무장관을 지낸 알렉산더 해밀턴의 일대기를 다룬 브로드웨이 뮤지컬 ‘해밀턴’은 드라마 부문에서 수상했다.

퓰리처상은 올해로 100회째를 맞았다. 뉴욕월드를 발행할 당시 선정적인 보도로 ‘황색언론’이라는 비판까지 들은 언론인 조지프 퓰리처의 유산이 재원으로 이용되고 있다.

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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