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독한 구조조정을 거친 두산그룹이 올 들어 깜짝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19일 두산그룹 계열사들이 발표한 1·4분기 실적을 보면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며 그룹 유동성 위기의 원인이었던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건설·두산엔진이 나란히 흑자로 돌아서며 호실적을 이끌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 1·4분기 영업이익 1,112억원과 순이익 796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다. 지난해 4·4분기에는 영업적자 1,939억원, 당기손실 6,130억원으로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매출액은 지난 분기 대비 3.7% 증가한 1조4,336억원이었다.
지난해 대대적으로 단행한 구조조정이 흑자전환의 발판이 됐다. 1·4분기 구조조정에 따른 고정비 절감 등의 효과가 약 800억원에 달했다. 대규모 적자의 원인이었던 중국 사업 역시 업황 개선과 구조조정 덕에 따라 흑자로 돌아섰다. 엄원찬 경영관리본부 상무는 “지난 2012년 10만대에 달했던 중국 내 굴삭기 시장이 지난해 5만대 수준까지 떨어졌다”며 “올해도 중국 굴삭기 시장의 선행지표인 가동률이 증가하고 있고 장비교체시기가 도래하고 있어 2~3년 후 7~8만대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이라고 설명했다.
두산건설도 1·4분기에 매출 4,240억원, 영업이익 245억원, 당기순이익 143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했다. 전 분기 3,754억의 순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두산엔진도 올해 1·4분기 17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를 냈다.
자회사들의 호실적에 힘입어 중간지주회사 격인 두산중공업과 지주사인 ㈜두산도 자회사들의 연결기준으로 흑자로 돌아섰다. 두산중공업은 연결기준으로 매출 3조3,085억원, 영업이익 2,276억원을 기록했다.
실적 개선이 이뤄지면서 유동성 위기 탈출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특히 지난해 말 기준 3조원 규모의 순부채를 지고 있는 두산인프라코어의 경우 공작기계 매각과 밥캣의 기업공개(IPO)를 통해 각각 1조원과 7,000억~8,000억원의 현금을 손에 쥘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외에도 영업을 통해 벌어들인 돈까지 합치면 업계에서는 연간 2조원가량 순차입금을 상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 밖에 DST, KAI 지분, 그리고 두산건설의 HRSG사업부 등의 매각이 완료되면 그룹 차원에서는 최소 2~3조원의 부채상환은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원석 (주)두산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일회성 비용 선반영과 구조조정으로 전계열사가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며 “이같은 이익개선 추세는 1분기 이후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혜진·이종혁기자 has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