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상장사 지역별 실적, 대전·강원 '웃음꽃' TK·울산 '먹구름'

전통적 공업벨트 대구·경북

매출 각각 25%·13% 줄어

중공업 밀집 울산 485억 적자

IT·우주·바이오·제약사 몰린

대전·강원 이익 두자릿수 성장





전통적인 공업 벨트인 대구·경북 지역 상장사들과 바이오·제약, 정보통신(IT)이 기반인 대전·강원권 상장사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제조업 위주인 대구·경북 지역의 경우 매출과 이익률이 해마다 줄고 있는 데 반해 첨단산업 기반 상장사 비율이 높은 대전·강원의 이익이 최근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경제신문이 19일 상장사협회와 함께 전국 2,049개 유가증권시장·코스닥·코넥스 상장사를 대상으로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 현황을 분석한 결과 전통적인 제조업 기반인 대구·경북 지역 상장사 매출은 2014년 대비 각각 25.1%, 13% 줄었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3.8%, 0.5%씩 감소했다.

중공업 밀집 지역인 울산광역시 소재 상장사들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지난해 485억원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울산 대표 상장사 현대중공업이 지난해 1조5,400억원가량 영업적자를 기록한 게 큰 영향을 미쳤다. 대경기계기술·덕양산업·에이치엘비 등 자동차·선박·기계제조업 위주 상장사들이 적자를 보였다. 울산 지역 28개 상장사 중 25개가 자동차·선박 등 중공업 기반 회사다. 최근 중공업 분야의 과잉 공급에 이 지역 상장사들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광주 등 호남지역 상장사들의 매출도 급감하고 있다. 광주광역시 내 19개 상장사의 매출은 1년간 7% 가까이 줄고 평균 영업이익도 지난 1년간 40.5%나 감소했다. 이는 대구·경북권과 마찬가지로 광주 소재 상장사들도 부품·장비 제조업 등 경기에 민감한 중소 제조업이 밀집돼 있어 경기변동에 대한 충격이 크다는 평가다. 전라남도 상장사의 평균 영업이익은 2,938억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데 이는 한국전력의 나주 본사 이전에 따른 착시 효과 때문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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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IT, 우주산업, 바이오·제약 상장사들이 몰린 대전광역시와 강원도 내 상장사 매출과 이익률은 상대적으로 급상승하고 있다. 대전지역 46개 상장사들의 연평균 매출 성장률은 4.8%, 영업이익 성장률은 31%를 기록했다. 대전 내 47개 상장사 중 15개가 바이오·제약, 화학 계열 상장사. 9개가 전자부품, 항공기·우주선 등 IT 및 우주산업 상장사들이었다.

강원도 내 상장사 역시 바이오·제약을 중심으로 매출·영업이익 모두 두자릿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강원도 내 17개 상장사들의 지난해 영업이익 평균은 431억원이었다. 2014년 386억원이었으니 한 해 만에 11%가 뛰었다. 매출도 같은 기간 10% 상승했다. 강원도 내 17개 상장사 중 6개가 바이오·제약 관련 상장사다.

앞으로도 해당 지역별 상장사의 전망은 어두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역경제보고서에 따르면 호남권과 대경권(대구·경북) 지역 기업들 중 각각 41.7%, 40.7%가 올해 매출액이 감소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는 전국 지역 중 가장 부정적인 전망이다.

이재혁 상장사협회 팀장은 “대구·경북 권역은 기계·조선·해운·철강 등 공급과잉 업종이 몰려 해당 지역 상장사의 이익이 줄어드는 추세”라며 “바이오산업 단지, 바이오밸리 등이 있는 강원도·대전 등에서는 상장사 성장세가 있다”고 전했다.

박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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