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적인 경기 침체와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학원들이 경영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형 규모의 학원은 물론 매출액 상위권 대형 학원들마저도 경영난에 예외가 아니다. 원생들을 모으기 위한 학원 간 출혈경쟁이 심해지는 가운데 치솟는 임대료와 인건비, 여기에 학령인구 감소는 물론 내수 소비 감소로 지갑을 닫아버리는 사람들이 늘면서 학원들의 경영난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교육업계에 따르면 경영난 등의 이유로 문을 닫는 학원들이 늘면서 전체 학원 수도 줄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주로 초·중·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서울시 소재 학교 교과교습학원은 지난 2013년 총 1만2,991개였지만 2014년 1만2,882개, 2015년 1만2,871개로 매년 감소하고 있다.
학원 불패 시장이었던 강남 지역에서도 감소 추세가 뚜렷하다. 2014년 2,728개까지 늘었던 강남 학원 수는 2015년 2,671개로 뒷걸음질했다. 자기개발 열풍에 인기를 끌던 성인을 대상으로 한 외국어 학원도 역시 감소하고 있다. 2013년 243개에서 2014년 255개까지 늘던 외국어 학원은 지난해 246개로 줄었다.
황성순 외국어교육협의회 회장은 “전국 약 1만개에 달하던 영어교육업체들은 최근 3∼4년 사이에 40% 가까이 사라졌고 불패 시장으로 여겨지던 강남에서도 20% 가까운 영어 학원이 문을 닫았다”며 “상위권 대형 업체들도 경영난에 직면하면서 일부 대형 업체를 제외하면 소형 보습학원 위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학원 내 영어만 사용, 자유로운 스케줄, 영어로 진행되는 요가·파티 등 다양한 이벤트로 기존 영어 학원과 차별화를 보이며 전국에 9개 센터를 두고 돌풍을 일으켰던 유명 영어학원 서모(54) 대표도 15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011년부터 4년 연속 수억 원대 흑자를 기록하는 등 영어 학원 시장의 강자로 떠오르던 이 학원은 지난해 19억원대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경영난에 시달렸다.
상위권 학원들의 경영난은 입시 대비 교육업체라고 예외는 아니다. 인터넷·모바일 시장조사 업체인 랭키닷컴에 있는 상위 입시전문학원 10여개 업체 중 최근 5년 사이에 주인이 바뀌지 않은 회사는 메가스터디와 대성마이맥 등 3∼4곳에 불과하다. 경기 불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갈수록 쉬워지는 대학수학능력시험과 인터넷 강의 등의 확대로 학원 성장성이 정체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 입시교육업체 대표는 “서울 주요 지역별로 유명세를 떨치던 중대형 입시 대비 학원들은 대부분 문을 닫았고 아직 남아 있는 업체도 규모를 대폭 줄여 운영하는 경우가 상당수”라며 “강남을 거점으로 유명세를 떨쳤던 한 종합 입시 학원은 몇 해 전 대기업 교육 계열사에 60억원에 인수됐다가 몇 년 되지 않아 5,000만원에 팔릴 정도로 시장은 오래전부터 위축된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강남에서 영어 학원을 운영하는 한 대표도 “현재 학원비는 5년 전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교육의 질보다 가격에 민감한 사람들이 늘어 학원비 할인 이벤트를 울며 겨자 먹기로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학원 시장이 침체하면서 임대료 내기도 벅찬 상황이라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