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구조조정 이슈를 선제적으로 제기한 야권이 실업 문제 해결을 위한 특별법 입법 등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며 구조조정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산업계 체질 개선을 위한 협의체와 내부 태스크포스(TF) 구성을 검토하는 등 경제정당으로서의 이슈 선점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모습이다.
여기에는 4·13 총선 직후 여소야대 국면으로 의회 권력이 교체되는 시기에 발맞춰 민생을 책임지는 ‘경제정당’으로서의 모습을 부각시켜 정권교체까지 기세를 몰아가겠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더민주 소속인 홍영표 산업통상자원위원장은 21일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구조조정을 통한 일방적인 해고는 막아야겠지만 한계에 도달한 부실기업을 무작정 끌어안고 갈 수는 없다”며 “대량해고에 내몰린 근로자에 대한 지원 방안을 담은 특별법을 만들어서라도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종걸 더민주 원내대표는 이날 SBS 라디오에 나와 “석유·화학, 정유, 조선, 해운 산업 등에서 (일부 기업은) 아주 위험한 상황까지 와 있다”며 “기촉법 등을 통해 (구조조정의) 초석을 빨리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필요시 기촉법 보완의 의지로도 읽힌다.
전날 산업계 구조조정의 시급성을 강조한 김종인 더민주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이날 당내에 관련 TF를 설치해 체계적인 대응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김 대표는 “앞으로 당 차원에서 좀 더 진지하게 연구를 해서 할 이야기가 있으면 할 것”이라며 “22일께 관련 기구를 구성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전날 김 대표는 “부실기업의 생존을 연장하는 방식이 아니라 과잉시설을 가진 분야는 과감하게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며 구조조정을 금기(禁忌)처럼 여겨온 기존 관행에서 탈피해 관련 이슈를 선제적으로 제기한 바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영업이익으로 빌린 돈의 이자조차 갚지 못하는 한계기업이 전체의 15%에 달할 정도로 부실·좀비기업의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파악된다.
구조조정의 시급성에 공감하고 있는 국민의당 역시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내놓기 시작했다. 장병완 국민의당 정책위의장은 “경제 위기 극복이 대한민국의 첫 번째 과제”라며 “구조조정 이슈를 포함한 다양한 경제 현안 논의를 위한 범사회적 협의체 구성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장 의장은 대규모 구조조정이 촉발할 실업 사태에 대해서는 “실업급여 확대 등의 사회 안전망 강화 작업이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