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서경금융전략포럼]"이제 은행의 역할은 어드바이저리"

고객이 지점방문 시대 지나

지능형 자문서비스 확대 필요





“고객들은 더 이상 은행 지점을 방문하지 않습니다.”

조영서 베인앤드컴퍼니 파트너는 서울경제 금융전략포럼에 참석한 은행 임직원들에게 강한 화두를 던졌다. 조 파트너는 “은행은 규제라는 보호막이 있어 안전할 것으로 생각했겠지만 디지털 충격에서 자유로운 산업은 없다”며 “은행 순이자마진(NIM)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걸 느끼지 않느냐”고 물음을 던졌다. 실제 국내 은행의 NIM은 지난 2005년 2.8%에서 2014년 1.8% 수준으로 떨어졌다.


은행의 역할과 업무 변화는 이미 선진국에서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스웨덴 노르데아은행의 경우 2009년 1,357개였던 은행 지점이 2013년 824개로 39% 줄었다. 네덜란드 ABN암로은행 역시 2009년 654개였던 지점을 2013년 354개로 46% 감축했다. 조 파트너는 이와 관련, “모바일뱅킹이 활성화되면서 더 이상 고객들이 은행 지점을 찾지 않는다”며 “이러한 고객의 금융행태 변화가 은행에 역할 재정립을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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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은행들은 지점의 역할을 기존 저축·대출 등 종합 서비스 업무에서 재무 전문상담(어드바이저리)으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스웨덴 노르데아은행을 살펴보면 이러한 재무 전문상담 지점이 2009년 7개에서 2012년 17개로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조 파트너는 “은행산업에 디지털 환경이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면 기관영업(홀세일)보다는 소매(리테일) 영역이 크다”며 “고객의 연금과 재무계획, 재테크 포트폴리오 구성 등을 중점으로 하는 자문형 지점의 중요성이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자문 서비스는 빅데이터와 결합한 지능형 자산관리(Robo-advisory)로도 발전할 수 있다. 지능형 자산관리는 지난해 미국 온라인 증권사 찰스슈워브에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내놓은 포트폴리오다. 컴퓨터의 연산을 이용해 투자자산을 현재보다 훨씬 폭넓게 분산하는 것이다. 주가·채권과 실물상품의 가격지수에 연동해 설계할 수 있는 상장지수펀드(ETF)를 한 바구니 안에 최대한 많이 담는 형태다. 조 파트너는 “ETF란 상품 자체가 지수에 투자하며 분산의 효과가 있는데 수없이 많은 ETF를 한 포트폴리오에 담아낸다면 현재 존재하는 어떠한 상품보다 분산효과가 클 것”이라며 “이 같은 형태로 분산하면 안정적 수익실현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강동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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