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경쟁·혁신 피하면 금융발전 없다”는 임종룡의 경고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2단계 금융개혁의 키워드로 ‘경쟁과 혁신’을 꼽았다. 임 위원장은 21일 서울경제신문이 주최한 제10회 서경금융전략포럼 기조강연에서 “경쟁과 혁신은 굉장히 피곤하고 힘든 일”이라고 지적하고 “하지만 이를 피하면 금융발전은 없고 위기도 피해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경쟁하지 않고 새로운 것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지 않으면 금융산업은 도태할 수밖에 없다는 경고다. 개혁의 방법에 대해서는 “가능하지도 않은 담론 대신 실천 위주의 개혁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거대 담론의 늪에 빠지지 않고 금융종사자와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것에 개혁의 초점을 맞추겠다는 뜻이다. 틀리지 않은 판단이다.


과거 우리 금융산업은 땅 짚고 헤엄치는 장사를 해왔다. 가만히 있어도 고객이 찾아오고 노력하지 않아도 금리차를 이용해 손쉽게 수익을 챙길 수 있었다. 제조업과 비교해 임금은 40%나 높은데 생산성은 똑같던 이유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새 모든 것이 바뀌었다. 금리는 사상 최저로 떨어졌고 일본과 유럽에서는 마이너스 금리까지 등장했다. 기술 발전과 모바일의 확산은 산업 간 경계를 파괴해 경쟁 대상을 같은 금융업뿐 아니라 유통·제조·서비스를 포함한 전 영역으로 넓혔다.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수익 악화는 물론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할 처지다. 로이드 블랭크파인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가 “우리는 기술기업”이라고 끊임없이 설파하는 것도 혁신만이 살길이라는 절박함의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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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금융혁명이라는 태풍 속에 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바꾸고 경쟁력을 키우지 않는다면 살아남기 힘들다. 앉아서 고객을 기다리지 말고 필요로 하는 수요를 적극적으로 발굴할 필요가 있다. 빅데이터를 활용해 고객의 성향과 행동을 이해하고 모바일 분석으로 신속히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자세부터 가져야 한다. 개인 간(P2P) 대출, 스마트폰을 통한 실시간 부동산 대출과 같은 생활밀착형 금융 서비스 등은 그 첫걸음이 될 수 있다. 혁신과 경쟁을 가로막는 규제 철폐가 모든 것에 앞서 해결돼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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