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커머스 업체인 쿠팡이 올 1·4분기에만 4,500억원 가량의 매출을 거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지난해 전체 매출의 40% 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유통업계의 ‘블랙홀’로 불릴만한 초고속 성장이라는 평가다. 지금 추세라면 연매출 2조원은 물론 3조원에도 도전할 수 있어 2~3년 내 대형마트까지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의 2016년 1·4분기 매출이 4,500억원 안팎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연 매출액인 1조1,338억원의 40%를 고작 한 분기만에 달성한 것이다. 쿠팡의 지난해 1·4분기 매출액은 1,500억~2,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는데 1년만에 2~3배로 폭풍 성장하고 있다는 게 관련업계의 진단이다.
경기침체에도 쿠팡의 초고속 성장이 꺾일 줄 모르자 업계에선 올해 쿠팡의 연 매출액이 최소 2조원에서 최대 3조원에 달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추세가 꺾이지 않는다면 연말로 갈수록 분기별 매출이 계속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쿠팡은 2013년 매출액 478억원에서 2014년 3,485억원으로 629% 성장했고, 지난해에는 2014년보다 225%나 점프했다. 위메프와 티몬 등 경쟁 업체와는 더이상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격차가 벌어졌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로켓배송과 쿠팡맨 전략이 예상외로 소비자에게 강하게 먹힌 것 같다”며 “여기에 유통공룡인 이마트가 올 초 쿠팡을 상대로 최저가 전쟁을 선언하면서 쿠팡이 메이저 플레이어라는 인식까지 얻게 됐다”고 평가했다.
쿠팡이 이렇게 무섭게 질주하자 불안해진 것은 오히려 기존 대형마트들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쿠팡을 단순한 모바일 기반 벤처회사로 생각했지만, 이제는 실적 잠식은 물론 매출까지 추월당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업계 3위인 롯데마트는 2012년 6조4,650억원을 정점으로 3년 연속 역신장하면서 지난해에는 국내 매출이 5조9,760억원으로 하락했고, 2위인 홈플러스 매출 역시 2011년 이후 지난해까지 4년 연속 뒷걸음질쳤다. 쿠팡을 지금처럼 방관하는 식으로 온라인쇼핑 시장에 대처했다가는 순식간에 위상이 뒤집힐 수도 있다는 경고등이 켜진 셈이다.
업계에서는 매년 급성장하는 모바일·온라인 시장을 감안할 때 쿠팡이 2~3년 내 대형마트 빅3 중 한 곳을 제칠 수도 있다고 내다본다. 당장은 적자를 보더라도 물량공세를 통해 초대형 업체로 안착한 뒤 새로운 서비스를 앞세워 흑자 전환을 노릴 것이라는 얘기다. 실제 쿠팡은 지난해 매출의 절반 수준인 5,470억원을 영업손실로 기록했는데도 몸집을 키우기 위한 투자를 멈추지 않고 있다. 현재 14개인 물류센터도 올해 2개를 추가하고, 2017년까지 21개로 늘릴 방침이다. 인력도 올해 1만명에 이어 내년 1만5,000명을 더 뽑는다. 쿠팡의 한 관계자는 “적자 폭을 두고 영업 영속성을 우려하는 시각이 많은데 실제로는 기업 유동성에 문제 될 게 전혀 없다”며 “내부적으로 장기 전략을 확실히 수립한 만큼 대다수 직원들이 기업 비전에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