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주택과 농지로 노후준비하기

이상무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이상무 한국농어촌공사 사장





삶은 요람에서 무덤까지 끊임없는 선택의 연속이다. 때로는 자신을 위해 때로는 가족이나 타인을 위해 선택을 한다. 인생의 고비와 과정마다 선택의 기준은 달라지고 매 선택에는 고민과 걱정이 따른다. 걱정 없이 선택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삶이 그렇게 순탄치만은 않다. 누구나 본인의 의지와 능력과는 상관없이 출생의 순간부터 경쟁이라는 삭막한 환경에 놓이기 마련이다. 치열한 입시와 취업, 이어서 결혼·출산·육아 등 수많은 현실적 문제에 맞닥뜨리며 고민과 선택을 반복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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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한 여정을 거치고 어느덧 찾아온 퇴직. 일하고 싶어도 일할 곳이 없다. 늘어나는 수명만큼이나 가장 많은 시간 동안 고민해야 하는 것이 은퇴 이후의 삶이다. 아직 혈기왕성하지만 노후를 미처 준비하지 못한 노년층은 이른바 ‘강제 백세시대’의 절반을 일없이 보내야 할 판이다. 경제활동이 끊기거나 줄어듦에 따라 소득이 감소해 생기는 고민과 걱정에 국민연금이나 개인연금에 기댈 수밖에 없는데 이로써는 충분하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다른 선택이 불가피하다.

주택과 농지는 가장 비중 있는 자산이다. 도시민은 주택, 농업인은 농지를 잘 활용하면 노후를 보다 안정적으로 보낼 수 있다. 정부는 주택연금의 활성화를 통한 고령층의 부채 감소와 노후보장·주거안정을 위한 ‘내집연금 3종 세트’를 내놓고 있다. 도시민들에게는 주택연금이 있다면 농업인들에게는 농지연금이 있다. 고령 농업인이 소유한 농지를 담보로 노후안정자금을 매월 연금형식으로 받는 제도다. 농지연금 또한 감정평가 인정비율 확대와 상환이자율 인하, 가입제한 기준 폐지 등 다양한 제도개선을 거듭하며 가입자의 실질적 노후생활 안정에 많은 보탬이 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택연금과 농지연금이 더 확대되기까지는 커다란 벽이 있다. 선택의 기준 때문이다. 자신과 배우자의 안정된 노후를 위해서는 가입이 현명한 선택이지만 가장 비중 있는 재산인 주택과 농지는 자식들에게 물려줘야 한다는 부담에 고민이 앞선다. 대다수 자녀도 부모의 주택과 농지를 자신의 미래자산으로 인식하곤 한다. 이제는 노후를 위한 선택의 기준이 조금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자식이 아닌 자신과 배우자가 선택의 중심이 돼야 한다. 자녀들 역시 부모가 일궈온 주택과 농지만큼은 자신이 아닌 부모의 노후를 위한 대책으로 쓰여야 한다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주택과 농지로 자신의 노후를 책임지는 것이 곧 자식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길이므로 부모를 위한 선택이 곧 자식을 위한 선택이기도 하다. 이제 자녀들이 부모의 노후를 위한 선택을 이해하고 적극 지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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