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자산운용이 미국 캐피털그룹의 연금 상품 ‘타깃데이트펀드(TDF·Target Date Fund)’를 한국인 생애주기에 최적화해 국내 시장에 출시했다.
구성훈(사진) 삼성자산운용 대표는 21일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은퇴 시점에 맞춰 알아서 주식과 채권 비중을 자동으로 조절해주는 한국형 TDF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TDF는 은퇴시점에 맞춘 자동 자산배분 프로그램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펀드다. 20~30대 때는 주식 등 위험자산의 비중을 높이다가 은퇴가 가까워지면 채권 등 상대적으로 안정한 자산 위주로 운용된다. 미국의 대표적인 퇴직연금 상품으로 시장 규모는 7,630억달러(약 900조원)에 달한다.
삼성운용의 한국형 TDF는 캐피털그룹이 현지에서 판매하는 TDF 펀드를 한국인의 생애주기에 맞춰 개발한 상품이다. 미국인과 한국인은 퇴직연령·기대수명·취업연령·임금상승률 등이 다르기 때문에 한국인 고유의 특성에 맞춰 재탄생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은퇴 시점에 따라 2020, 2025, 2030, 2035, 2040, 2045 등 총 6개 펀드로 구성했으며 2020펀드는 50대 이상, 2045펀드는 20~30대가 투자하기에 적절하다. 캐피털그룹의 TDF 6개는 5년 연평균 수익률이 9~10%로 미국 TDF 시장에서도 상위 1%에 속한다.
이 펀드는 은퇴 시점을 정하면 자산배분 프로그램에 의해 자동으로 주식과 채권 비중을 조절해주는 것이 특징이다. 30세인 투자자가 60세에 은퇴하고 90세까지 생존한다고 가정할 경우 주식비중이 청년기에는 79%까지, 은퇴 시점에는 29%, 이후 30년간은 18%로 배분된다. 구 대표는 “국내 퇴직연금 가입자의 74%가 수익률을 정기적으로 파악하고 있지 않고 있지만 대부분의 연금 펀드는 가입자 본인의 판단에 따라 스스로 운용해야하는 상품”이라며 “TDF는 이 같은 기존 연금 상품의 한계를 극복해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 상품은 캐피털그룹이 운용하는 11개 펀드에 재간접 형태로 투자해 글로벌 자산 배분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현재 퇴직연금 상품의 국내 투자 비중은 86%에 달한다. 구 대표는 “진정한 의미의 노후대비 분산투자는 글로벌 주식과 채권에 효과적으로 투자해 추가수익을 높이는 것”이라며 “한국형 TDF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쇼 와그너 캐피털그룹 회장은 “TDF 전체 자산은 물론 11개 하위펀드의 자산도 시장 상황에 따라 수시로 조정해 위험도를 낮추고 있다”며 “특히 은퇴 이후 30년간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소득을 보장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운용 한국형 TDF는 퇴직연금(DC형)과 개인연금형으로 가입할 수 있다. 수수료는 펀드별로 0.7~1.2% 수준이며 판매사는 삼성생명(032830)·삼성증권(016360)·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005940) 등이다. 구 대표는 “이번 은퇴 저축시장을 시작으로 변액상품과 기관투자가 대상 일임형 상품 등을 함께 개발하는 등 캐피털그룹과의 협력을 넓혀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