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노조(위원장 백형록)은 25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조합과 합의 없이 구조조정을 진행한다면 단호히 대처해 나가겠다”고 경고했다.
백형록 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조선업의 부실은 무리한 과잉투자를 부추긴 정부와 재벌기업에 책임이 있다”며 “노동자의 희생을 전제로 진행하는 방식은 절대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현재까지 회사는 구조조정과 관련해 노조에 공식 통보를 하지 않은 상태지만, 20일부터 조합원들 사이에 구조조정 문자가 나돌고 있다. 기자회견장에서 노조 간부가 지난 22일 조합원으로부터 받았다며 공개한 문자엔 ‘조선 30%, 해양 50%, 플랜트 30%’로 ‘내일까지 구조조정 대상자 명단 제출’을 지시하고 있어 조합원들 사이에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노조는 임단협을 앞둔 시기에 퍼진 위기설을 두고 통상적인 협상 전략으로 이해했지만, 구체적 구조조정안이 떠돌면서 이를 우려하는 분위기다. 총선 직전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노조와 함께 구조조정 관련 논의를 진행한 바 있는 노조는 금속노조 및 조선업종노조연대 차원에서 공동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회사는 “다양한 구조개혁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현시점에서 확정되지 않은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밝히는 것은 어렵다”고 밝혔다.
노조의 강경 대응 방침에 올해 임단협도 가시밭이 예상된다. 현대중공업은 대규모 적자가 시작된 2014년부터 2년 연속 파업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