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임직원 20여명이 손님맞이에 한창이었다. 이날 행사는 최소 3년 이상, 길게는 10년 동안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의 ‘10년투자 증권투자신탁 1호’ 펀드를 믿어준 장기 투자자들을 초청한 ‘토크 콘서트’다. 박래신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사장은 “오늘 행사는 펀드매니저들이 책임질 것”이라며 “이런 형식으로 자산운용사 운용역들과 투자자들이 직접 만나는 행사는 우리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무대에 오른 이채원(사진)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부사장)는 “1,038억원으로 시작했던 ‘10년 투자 펀드’의 수탁액이 1조6,000억원까지 불었고 누적 수익률이 156.79%”라며 자리에 모인 투자자들에게 거듭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이 부사장은 10년투자 펀드가 출시될 때부터 책임 운용역을 맡아오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부사장이 10년투자 펀드를 탄생시킨 이유는 투자자들에 대한 부채의식 때문이었다. 지난 1990년대 중반부터 이미 ‘스타 펀드매니저’로 유명했던 그는 한때 잘나가던 펀드의 수익률이 급락하자 10년 이상 오래가는 가치투자 전용 펀드를 운용하기로 결심했다.
“오로지 기업의 내재가치만 보고 투자한다”는 운용 철학이 10년간 지켜지자 투자자들도 곁에 남았다. 2006년 4월18일 10년투자 펀드가 출시된 첫날 만들어진 계좌는 53개. 10년이 지난 현재 이 중 32%인 15개가 여전히 남아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8년 이상 계좌를 보유한 경우도 50%가 넘었다. 국내 전체 펀드투자자 중 5년 이상 장기투자자의 비율이 34.6%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수치다.
이 부사장은 “앞으로 10년간도 지난 10년과 똑같은 일을 할 것”이라며 “대신 그동안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노력해 더 나은 수익률을 내겠다”고 투자자들에게 약속했다. 이날 행사에는 30대부터 팔순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10년투자 펀드 가입자 550여명이 참석했다. /유주희·이주원기자 ginge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