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의 성적소수자(LGBT) 인권 운동가 2명이 25일 수도 다카의 자택에서 괴한들에게 피살됐다.
살해당한 2명은 방글라데시의 유일한 성적 소수자 잡지 ‘루프반(Roopbaan)’의 편집자인 줄하즈 만난(35·사진)과 이 잡지의 집행위원인 마흐붑 토노이다. 이들은 모두 동성애자임을 공개한 상태로, 방글라데시에서는 동성애가 법으로 금지되고 있다.
줄하즈 만난은 미국의 대외원조 실시기관 국제개발처(USAid) 직원으로 이번 사건이 발생한 이후 마샤 버니켓 주 방글라데시 미국 대사는 “잔혹한 살해에 매우 큰 충격을 받았다”며 방글라데시 정부에 범인 체포를 요구했다.
민영방송 자무나 TV는 목격자들의 말을 인용해 줄하즈 등을 살해한 괴한들이 “신은 위대하다”고 외치면서 공포탄을 발사한 뒤 범행 장소를 떠났다고 전했다. 경찰은 이를 근거로 극단적 이슬람교도들의 범행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최근 방글라데시에서는 외국인이나 소수자에 대한 공격이 잇따르고 있다. 이틀 전에는 자택 근처 버스 정류장으로 향하던 58세의 영어교수가 피살되었으며, 한 달 전에는 인터넷을 통해 무신론자임을 밝힌 28세 대학생이 괴한에게 살해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