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윤종록 NIPA원장 "한국 최대자원 '창의력' 투입, 혁신 만들어야"

창조경제는 정책 아닌 패러다임

과학에 역량 쏟은 이스라엘 등

자원 부족 극복 강소국 벤치마킹

생존전략 치열하게 고민할 때

미래부 2차관 당시 ‘창조경제’ 개념을 제시한 윤종록 정보통신산업진흥원장이 26일 서울 서대문 서울경제신문 본사에서 고광본 정보산업부장 등과 만나 창조경제 활성화를 위한 금융, 교육 혁신을 강조하고 있다. /서울경제DB미래부 2차관 당시 ‘창조경제’ 개념을 제시한 윤종록 정보통신산업진흥원장이 26일 서울 서대문 서울경제신문 본사에서 고광본 정보산업부장 등과 만나 창조경제 활성화를 위한 금융, 교육 혁신을 강조하고 있다. /서울경제DB




“창의적 상상력(imagination)을 투입하면 혁신(innovation)이란 산출물이 나옵니다.”


윤종록(59)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원장은 26일 서울 서대문 서울경제신문 본사에서 인터뷰를 갖고 “손과 발(육체적 노동)이 아닌 머리(정신적 노동)가 중요한 사회에서 최대 자원은 ‘상상력’”이라며 “한국처럼 자원이 부족한데도 강소국이 된 이스라엘과 네덜란드, 싱가포르처럼 국가의 생존 전략을 치열하게 고민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6월 개원하는 20대 국회는 반드시 성장절벽에 가로막힌 한국의 활로를 모색하는 장이 돼야 한다”면서도 “하지만 (정치권이나 언론이나) 정치적인 이슈에 매몰돼 있어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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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3월부터 2년 간 미래창조과학부 2차관 재임 당시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 개념을 제시했던 그는 지금이야말로 창조경제에 가속도를 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창조경제는 금융과 교육, 사회적 도전정신 등 사회 구조와도 맞물려 있다고 강조했다. 윤 원장은 “가령 국내 금융 분야는 부동산 담보대출을 내주는 일에는 탁월했지만 특허 등 지식 자원을 담보로 한 투자에는 인색했다”며 “왜 대형 금융사에서 특허나 기술을 평가하는 대규모 인재풀을 두고 스타트업이나 벤처기업에 제대로 투자하지 않는지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교육에 대해서도 창의적 사회로 나가기 위해 환골탈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직사회에서도 창조경제를 일부 부처의 일로만 치부해서는 안되고 미래부와 금융위, 교육부 등이 합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창조경제를 자동차에 빗대 “자동차가 제대로 가려면 엔진이 좋아야 하고 차체도 가벼워야 하며 타이어에 바람이 빵빵해야 하고 도로도 평탄해야 하는데, 어느 하나만 문제가 생겨도 멈춰 버린다”며 “창의력과 창조경제가 기본 정신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원장은 이스라엘 등을 예로 들며 “살아남아야 한다는 절박함이 창의력으로 승화된 사례들”이라고 강조했다. 우선 “이스라엘은 강원도보다 조금 더 큰데 그마저도 60%가 사막이고 강수량이 연 430㎜일 정도로 매우 척박하며 자원도 없다”며 “일찌감치 과학기술에 온 역량을 쏟아 부었다”고 설명했다. 1968년 자연과학, 경제, 환경, 미래 사회 분야 등 석학 150명으로 경제부 산하에 수석과학관실(OCS)을 두고 그 ‘밑그림’을 바탕으로 정부 각 부처가 효율적으로 정책을 추진하는 시스템을 갖췄다는 것이다. 이어 “네덜란드는 국토의 절반이 해수면보다 낮은데도 이를 극복하고 지금은 세계 농업 수출 2위로 성장했다”며 “싱가포르는 적극적인 인재 양성과 해외 ‘두뇌’ 유치 등에 힘입어 강소국 반열에 올랐다”고 설명했다.

윤 원장은 상상력을 통해 성과를 낸 구글과 인텔 등을 혁신사례로 들었다. 그는 “야후가 세계 검색 시장을 장악한 1998년 창업한 구글은 40대 도서관 색인 전문가의 조언을 바탕으로 ‘검색어 추천’이란 기능을 도입해 결국 승자가 됐다”며 “컴퓨터 처리 속도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린 인텔의 ‘듀얼코어’ 역시 ‘2개의 프로세서를 달고 자동차의 기어를 변속하듯 병용하면 어떨까’하는 한 트럭 운전수의 의견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0세기에 노벨 물리학상 13개를 휩쓴 미국의 벨 연구소마저 흥망성쇠를 겪었다”며 경각심을 촉구했다.

조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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