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김종인 거취' 숙제 남기고...다시 양산으로 떠난 문재인

이르면 오늘 전대 개최 여부 논의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26일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26일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의 회동 이후 불거졌던 진실 게임을 매듭짓지 못하고 다시 경남 양산으로 떠난다. 김 대표의 향후 거취를 둘러싼 당 내홍을 해결할 적임자로 지목됐던 문 전 대표가 백기를 들면서 더민주는 차기 당권을 놓고 백가쟁명식 내전 사태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앞서 김 대표는 문 전 대표와의 회동 후 “문 전 대표가 전당대회에 나가라고 했지만 내가 거절했다”고 밝혔고 이에 문 전 대표는 “김 대표가 괜히 상처만 받으시니 나가지 않는 게 좋겠다고 설명드렸다”며 각기 다른 발언을 하는 등 둘 사이의 관계는 악화일로에 놓이게 된 것으로 보인다.

문 전 대표 측의 한 관계자는 26일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김 대표와 서울에서 추가 회동 가능성은 없다. 문 전 대표가 다시 양산으로 갈 것”이라며 “당권이나 전당대회 등에 더 이상 관여하지 않겠다”고 설명했다.


당내 여론을 일정 부분 좌지우지할 수 있는 문 전 대표가 당권 논쟁에 한 발 떼면서 김종인 대표의 거취 등 전당대회 일정 논의는 123명의 현역 의원들에게 맡겨졌다. 더민주 비대위는 이르면 27일 차기 당 대표를 선출하기 위한 전당대회 개최 여부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 관계자는 “시간만 질질 끌면 상황이 더욱 악화되기 때문에 전당대회 문제를 지도부가 논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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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당내에서는 김 대표가 내년 2월까지 비대위 체제를 계속 유지해 당을 이끌어야 한다는 의견과 함께 당헌대로 오는 7월 전당대회를 통해 새로운 지도부를 뽑아야 한다는 의견이 충돌하고 있다. 김 대표 측 인사들은 김 대표 체제 유지를 위해 전당대회를 내년 2월로 미뤄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다. 10여명의 민주평화국민연대계를 이끌고 있는 설훈 의원은 이날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김종인 대표 체제를 갈아야 한다”며 “언제까지 비대위 체제로 갈 것인가. 호남 민심은 김 대표도 아니라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아울러 송영길 당선자와 이인영 의원 등 당권 주자들도 공식적인 당 대표 선출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더민주는 다음주 당선자 대회를 다시 열거나 새로운 원내대표 선출 이후로 예정된 5월 당 워크숍에서 향후 지도부 구성에 대한 격론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박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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