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가 유통업계의 최저가 경쟁을 지양하는 대신 차별화된 품질 위주의 경영 전략을 펼친다.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과 관련해서는 외부 인사가 참여하는 피해보상 전담기구를 설치해 피해자 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홈플러스는 26일 서울 강서구 신사옥에서 김상현(사진) 신임 대표 주재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경영전략을 공개했다. P&G 아세안 총괄사장 출신으로 올해 1월 부임한 김 대표가 공식 석상에 나선 것은 취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김 대표는 “10원~20원 차이의 최저가에 매달리기보다는 홈플러스만의 차별화된 상품으로 품질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협력사와 함께 중장기적으로 품질과 가성비를 갖춘 단독 상품을 선보이겠다”고 강조했다.
홈플러스는 이날 9종의 단독 상품을 소개하며 본격적인 품질 가치 경쟁을 선언했다. CJ제일제당의 인기 브랜드 ‘스팸’과 협업해 선보인 스팸김치찌개· 스팸치즈김치찌개·스팸주먹밥세트 등처럼 제조사 이름을 숨기는 기존 자사브랜드(PB) 제품 대신 유명 제조사의 인기 제품을 독점 판매 상품으로 제휴 개발하겠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국내 수입 물량의 80%를 독점해 백화점보다 저렴한 가격에 판매 중인 페루산 대형 애플망고를 비롯해 스페인산 등갈비·태국 대형망고 등 전 세계에서 공수한 가성비 높은 단독 신선상품도 내놨다. 또 파프리카처럼 국내 농가와 단독으로 계약을 맺고 품질에 만족하지 못할 경우 환불해 주는 ‘신선품질보장제’ 상품도 늘려가기로 했다. 반면 경쟁사보다 가격이 높을 경우 차액을 보상해주는 ‘가격비교차액보상제’는 실시 3년 만인 다음달 15일 종료할 예정이다.
최근 홈플러스는 지난 17년 동안 사용한 강남구 역삼동 사무실을 떠나 강서점 신사옥으로 본사를 옮기며 본격적인 ‘강서시대’를 열었다. 다섯 군데로 흩어져 있던 직원들을 조직 구조에서 탈피한 개방형 오피스로 한 자리에 모았고 업계 최초로 선보였던 품질 혁신센터를 이관했으며 홈플러스 강서점과 같은 공간을 공유하면서 고객과의 소통을 강화한다는 각오다.
하지만 이날 지난해 9월 사모펀드인 MBK가 홈플러스를 인수할 당시 약속했던 1조원 투자 계획 등의 후속 조치는 공개되지 않았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 홈플러스는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 이후 처음으로 구체적인 대응 방침을 내놓았다. 홈플러스는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최고운영책임자(COO)인 정종표 부사장을 중심으로 의학 전문가 등 외부인사가 참여하는 독립적인 피해보상 전담기구를 설치해 원만한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가습기 피해자와 가족분들의 아픔을 안타깝게 생각하고 진심어린 사과를 전한다”며 “성실하게 소명하고 수사에 협조해 사건이 조속히 해결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