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의원이 국민의당 20대 국회 상반기 원내대표에 추대됐다. 제3당으로서 존재감을 부각시키기 위해 ‘협상의 달인’을 전면에 배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지원 의원은 27일 국민의당 워크숍에서 “캐스팅보트로서 이리 붙고 저리 붙고 하지 않겠다. 선도정당으로서 우리가 (20대 국회를) 이끌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캐스팅보트로 거대 양당 사이를 오가기보다는 선도정당으로서 정국을 주도해나가겠다는 포부다.
박지원 의원은 이날 새누리당·더불어민주당을 향해 ‘5월 내 원구성’을 제안했다. 그는 “다음달 30일에 20대 국회 임기가 시작되고 오는 6월10일부터는 6월 임시국회가 가능하기 때문에 일하는 국회의 모습을 보이자”며 “새누리당과 더민주는 빨리 원내대표를 선출하라”고 압박했다.
박지원 의원이 원내대표에 추대된 배경에는 그의 협상력이 꼽힌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18대·19대 국회에서 원내대표를 지내 원내협상을 지휘한 경험이 많다. 국민의정부 시절에는 공보수석, 정책기획수석, 비서실장, 문화관광부 장관을 맡아 국정경험도 풍부하다. 주승용 원내대표는 그를 가리켜 “협상력이나 정치력에서 신의 경지에 오른 분”이라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이에 따라 원내대표 출마 의사를 밝힌 후보군이 있음에도 박지원 원내대표 추대론의 목소리가 높았다. 원내대표 출마를 선언한 주승용 원내대표도 지난 26일 “박지원 의원이 (원내대표에) 나오신다면 추대하고 싶다”며 한 발자국 물러섰다. 원내대표 경선을 고집했던 유성엽 의원 역시 이날 “의견이 모아진 것 같다. 아쉽지만 박수 치고 가려 한다”며 추대에 동의했다.
다만 박지원 의원의 본심은 당권에 있다는 분석이 정치권의 지배적 의견이다. 차기 당 대표를 뽑을 전당대회가 연말께로 늦춰지자 원내대표에 임시로 나섰다는 것이다. 박지원 의원은 이날 원내대표직을 수락하며 “다른 목표를 두고 있었지만 전당대회가 8개월 정도 연기되면서 (원내대표직을 맡아달라는) 의견들을 무시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전당대회 출마와 관련해 “너무 앞질러 얘기하면 재미가 없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