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유럽과 일본 등 일부 국가가 시행하고 있는 마이너스 정책금리의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특히 소규모 개방경제의 경우 급격한 자본 유출입 변동에 유의해야 하는 만큼 도입·운영에 신중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27일 ‘주요국 중앙은행의 마이너스 정책금리 운영 현황’ 보고서를 발표한 김보성 한국은행 정책연구부 과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구조적 저성장·저물가 추세가 지속하고 있는 데다 마이너스 정책금리가 은행 예대 금리 하향 조정으로 충분히 이어지지 못해 실물경제에 대한 마이너스 정책금리의 효과는 아직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현재 유럽중앙은행(ECB)와 일본은행(BOJ), 덴마크 중앙은행, 스웨덴 중앙은행, 스위스 중앙은행 등 5개 국가가 마이너스 정책금리를 도입한 상황이다. ECB와 BOJ, 덴마크의 경우 은행의 중앙은행 예치금에 대해서만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하고, 스웨덴과 스위스는 기준금리도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이로 인해 유로 지역의 단기 시장금리인 EONIA(Euro Overnight Index Average)는 ECB의 양적 완화 시행으로 초과 유동성 규모가 크게 확대되면서 -0.35% 수준까지 떨어졌다. 스웨덴도 은행간 자금시장의 초단기 금리는 기준금리인 -0.5% 수준이다. 일본도 무담보 익일물 콜금리가 0%를 소폭 하회하고 있다.
단기시장 금리와 달리 환율은 국가별로 영향이 달랐다. 유로화는 비교적 큰 폭 하락한 반면 엔화는 오히려 통화가치가 상승했다. 통화가치를 방어하기 위해 마이너스 금리를 선택한 덴마크와 스위스, 스웨덴은 환율이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다만 실물경제엔 영향이 크지 않았다는 게 보고서의 분석이다. 유로 지역 경제는 2013년 2·4분기 이후 0%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고 디플레이션 우려도 해소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 과장은 “마이너스 정책금리의 유효성이 충분히 확인된 것으로 보기는 이르다”며 “소규모 개방경제는 급격한 자본유출입 변동에 유의해야 하는 만큼 신중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