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전에 참전한 한국군에 의해 희생된 베트남 민간인 희생자의 넋을 위로합니다.”
올해 베트남 종전 40주년을 맞아 한국과 베트남의 화해와 평화를 기원하기 위해 각계 인사가 참여한 ‘한베평화재단’이 발족했다. 한국군에게 희생당한 여성과 아이 등을 기리기 위해 제작한 ‘베트남 피에타’ 조각상이 제주도와 베트남 중부 딘호아 지역에 하나씩 설치된다.
노화욱 한베평화재단건립추진위원장은 베트남 종전 기념일을 사흘 앞둔 27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회관 앞에서 열린 재단 출범 기자회견에서 “한국군 32만여명이 참전한 베트남전쟁에서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 희생자 9,000여명을 비롯해 많은 베트남인이 큰 상처를 입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군도 5,000여명의 젊은이가 목숨을 잃고 1만명의 부상자와 2만명의 고엽제 후유증 환자가 발생해 아직도 고통에 신음하고 있다는 현실을 먼저 직시하자”며 “종전 40년을 맞은 올해를 평화의 원년으로 삼고 동아시아 평화의 염원을 담아 재단의 첫걸음을 내딛고자 한다”고 말했다.
재단은 지난해 9월 극동대 석좌교수인 노 위원장과 강우일 주교, 이정우 전 경북대 교수, 서중석 성균관대 명예교수, 명진 스님, 정지영 감독 등 68명이 참여해 추진위를 결성해 출범을 준비했다. 이들은 지난 2월 베트남전쟁 당시 한국군 최대의 민간인 학살 지역으로 꼽히는 빈딘성의 ‘빈안 학살 50주년 위령제’를 찾아 사죄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베트남 피에타’ 조각상도 공개됐다. 이 조각상은 옛 일본대사관 앞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을 만든 김서경·김운성 작가가 제작했다. 어머니가 아기를 안고 자장가를 불러주는 모습의 피에타에는 ‘마지막 자장가’라는 이름이 붙었다. 여기에는 베트남의 수많은 이름 모를 어머니와 무명 아기들을 위로하려는 뜻이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