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형제 교육법 Vs 자매 교육법

멘탈 전문가 박인연의 부모 코치

멘탈 전문가 박인연의 부모 코치멘탈 전문가 박인연의 부모 코치


“우리 아이는 도대체 왜 이럴까요?”

몇 달 전 컨설팅 연구소를 방문한 40대 초반의 K씨. 잘 나가는 여동생에 비해 늘 주눅 들어있는 장남이 고민이라고 했다. 컨설팅 결과, 장남에 대한 기대가 큰 나머지 여동생이 보는 앞에서 공개적으로 지적하는 훈육법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문제점 진단 후 장남의 자존감을 회복하기 위한 훈육 솔루션을 내렸고, 현재는 엄마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원만한 모자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부모들은 아이를 양육할 때 출생순위별 심리적 특성을 알지 못한다. 그러나 이러한 특성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자녀를 원하는 방향으로 지도하기 어렵고, 부모 자식 관계가 어긋나는 경우가 적지 않아 컨설턴트로서 안타까운 때가 많다. 그렇다면 출생순위별 이상적인 지도 방법은 무엇일까?

출생순위별 접근 분류는 외둥이, 같은 성별, 다른 성별까지 크게 3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 번째로 외동은 따라가거나 경쟁해야 할 상대가 없어 독불장군이 되기 쉬운 유형이다. 이 경우 부모는 진솔한 대화를 통해 아이에게 부족한 점과 진로를 찾아 아이의 학습 활동을 지원해줌으로써 중심을 잡아주고, 아이가 어느 정도 관리가 된 이후에는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옆에서 지켜봐 주는 것이 좋다.

두 명 이상의 아이를 둔 경우에는 양육 방법이 다소 까다로워진다. 아이의 개별 성향 파악은 물론, 출생순위별 서열관계에 따른 경쟁구도까지 이해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우선 형제와 자매는 다른데, 형제는 모든 관계를 수직적으로 맺는 경향이 짙고 자매는 수평적으로 맺는 편이다. 이러한 관계는 학업 결과에도 영향을 미쳐 컨설팅을 하다 보면 재미있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형제관계에서 형이 공부를 잘하면 동생은 공부를 못하고, 형이 공부를 못하면 동생이 공부를 잘한다. 반대로 자매 관계에서는 언니가 공부를 잘하면 동생도 공부를 잘한다. 즉, 형제관계는 부모가 형 위주로 공부를 시키면 동생은 형이 가지지 않은 능력을 찾아 승부를 보고, 자매관계는 언니만 잘 가르쳐 놓으면 동생이 언니의 학습 태도를 그대로 모방하여 따라가는 것이다. 부모는 이러한 특성을 이해해 둘 사이의 가교 역할을 적절히 해주어야 한다.

부모가 아이를 양육할 때 출생순위별 심리적 특성을 파악하지 못하면 자녀를 원하는 방향으로 지도하기 어렵다. /출처=이미지투데이부모가 아이를 양육할 때 출생순위별 심리적 특성을 파악하지 못하면 자녀를 원하는 방향으로 지도하기 어렵다. /출처=이미지투데이


마지막으로 다른 성별 형태를 갖고 있는 경우에는 첫째 중심으로 교육을 시키는 것이 좋다. 특히 K씨 사례처럼 오빠와 여동생의 관계일 경우 더욱 오빠 중심 교육이 필요하다. 여동생들은 오빠의 일거수일투족을 엄마에게 보고하는 오빠 전용 CCTV로 오빠가 감추고 싶은 부분을 콕콕 집어내고, 오빠가 자신보다 못하는 부분이 있으면 무시하고 깔보는 경향이 있다.


만약 학습적인 부분에서도 오빠가 부족하거나 가정에서 공개적으로 오빠를 혼낸다면 오빠는 의기소침해지고, 냉소적이 되며, 엇나갈 가능성이 높으므로 오빠 중심 교육을 펼치는 것이 좋다. 반면 누나와 남동생 관계는 수평적인 관계로 자매 같은 남매의 모습을 보인다. 즉, 누나를 잘 키워놓으면 동생도 그대로 따라오게 되므로 엄마는 그리 걱정할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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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필자가 생각하는 훈육의 가장 큰 문제점은 부모가 자녀를 객관적으로 평가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아이의 적성, 기질, 성향, 출생순위별 권력관계와 특성은 고려하지 않은 채 ‘너는 왜 이러니? OO이는 잘하는데’라고 타박하고 전교 1등 친구의 공부법을 강요한다. 생각해보라. 지금까지 아이의 학업성적이 나의 정서를 치유하지는 않았는지. 현실은 간과한 채 허상 속의 ‘엄친아’를 쫓지는 않았는지 말이다.

부모는 어떤 출생 형태든지 아이가 주체가 돼야 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출생순위별 특성과 아이의 기본 성향을 고려한 학습 및 진로 전략을 세워야 한다. 자녀에 대한 냉철한 판단이 어렵다면 심리 검사를 진행하거나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내 눈앞의 자녀에 맞는 공부법과 보완점을 연구할 때 아이는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다. 세상 모든 사람들의 외모가 다르듯 모든 아이의 성격과 접근 법도 달라져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박인연 멘탈 코치 piy4771@hanmail.net

‘멘탈 코칭 전문가’ 박인연 컨설턴트는?

대한민국 교육 특구 대치동과 목동에서 활동 중인 학습컨설팅 전문가다, 현재 엠베스트 자기주도학습 전문강사, EBS중학프리미엄 자기주도학습 전문강사로 활동 중이다. 지난 22년 동안 약 2만명 이상 학생들을 컨설팅하면서 학생들이 자신의 꿈을 정확히 설정하고 이에 적합한 학습 방법과 결과를 끌어내도록 돕고 있다. 성격유형검사 MBTI를 비롯해 학습유형검사, 진로탐색검사, 진로흥미검사, 학습습관테스트, 학습지능검사, 기질&성격검사, 다중지능검사, 뇌기능 분석을 통해 아이의 성격 유형과 기질, 역량, 진로와 적성을 파악해 개인별 맞춤 통합 학습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저서로는 ‘내 아이에게 스토리가 필요하다’, ‘공부는 세상을 살아가는 힘이다’, ‘공부재능’, ‘공부습관이 공부팔자를 바꾼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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