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자본시장 빅뱅...활로 찾아서]증권사 위탁매매 경영 탈피..."자산관리전문사 비상"

■금융투자업 미래는 자산관리

미래에셋 투자솔루션 부문·NH는 WM전략본부 신설

삼성 SNI사업부 운영·신한 수익률-직원평가 연계도

대신 '금융주치의 MBA' 도입해 직원 역량 강화 나서



고령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가운데 초저금리 기조까지 계속되면서 미래에 불안감을 느끼는 투자자들은 기존의 예금 등 은행권에서 자본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오는 2018년에 노인인구비율이 14% 이상인 고령사회에, 2026년에는 노인인구비율이 20.8%를 넘기며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10개월째 연 1.50% 수준에서 동결해 기존의 은행 예·적금은 더 이상 노후를 뒷받침해주지 못하고 있다.

최근 금융투자업계는 이 같은 투자자들의 니즈(Needs)에 대응하기 위해 앞다퉈 자산관리(WM)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증권사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던 위탁매매(브로커리지)가 수수료 인하 경쟁으로 인해 치킨게임으로 빠져든 것도 WM을 강화하는 이유다. 실제 2000년대 초반부터 시작된 증권사 간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의 수수료 인하 경쟁은 최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으로 확대되고 있다. 수수료 인하경쟁 외에도 브로커리지는 시장 상황과 거래대금에 따라 수익의 규모가 크게 달라져 ‘천수답(天水畓)’이라는 비판을 줄곧 받아왔다. 김태현 키움증권(039490) 연구원은 “올해 증권사들의 브로커리지 수익은 일평균 거래대금이 지난해 8조9,000억원에서 올해 8조1,000억원으로 감소하고 업계 경쟁에 따른 수수료율 인하로 9%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각 증권사는 고객수익률과 직원 성과 연계, 차별화된 포트폴리오 제공을 통해 WM 강화에 나서고 있다. 먼저 미래에셋증권(037620)은 자산배분센터와 연금사업센터, 리서치센터를 아우르는 투자솔루션 부문을 신설했다. 지점의 자산관리사가 전담 고객의 투자목적·성향을 반영해 운용하는 1대 1 맞춤형 투자일임상품인 ‘프리미어 멀티랩’을 운용하고 있으며, 퇴직연금사업자 최초의 랩어카운트 서비스인 ‘글로벌 자산배분 퇴직연금 랩’을 출시해 연금자산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 국내 최초로 자문형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인 ‘글로벌 자산배분 솔루션’도 제공하고 있다.


NH투자증권(005940)은 WM사업부에 개인 고객에게 금융상품·투자 정보를 제공하는 업무를 집중적으로 담당하는 WM 전략본부를 신설했다. 또 리서치와 상품 역량을 결합해 만든 ‘QV포트폴리오’를 개발해 영업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제한된 자금으로 투자해야 하는 개인투자자들의 현실을 고려, 자산 개수를 6개 내외로 압축해 개인투자자들도 기관투자가처럼 분산투자 할 수 있는 현실적인 포트폴리오를 제시하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에는 NH농협은행·투자증권·농협생명 3개 계열사가 공동으로 입점해 고액 자산가·법인고객 등을 대상으로 원스탑 종합금융자산관리를 제공하는 복합점포를 개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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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016360)은 고액자산가고객을 전담하는 ‘SNI(Samsung & Investment)사업부’와 자기주도형 스마트고객을 전담하는 ‘스마트사업부’를 CEO 직속으로 편제했다. 고객들의 다양한 수요에 맞춰 맞춤형 자산관리 영업 채널을 도입한 것이다. SNI사업부는 예탁 금융자산 30억원 이상 고객 및 잠재고객이 서비스 대상으로 전용 랩 상품과 세무·부동산·가업승계 컨설팅 등 자산관리 전 분야 및 IB컨설팅 등 다양한 서비스를 본사 전문가컨설팅그룹이 지원한다. SNI사업부는 출범 5년 동안 고객 예탁자산과 30억원 이상 고객 수 모두 2배 이상 증가하는 성과를 냈다. 스마트사업부는 최근 발전하는 핀테크 기술과 결합해 온라인에서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시작했다. 최근에는 고객의 투자목적·성향·자산 및 기간에 따라 최적화된 투자자산 조합을 제공하고, 바로 매수와 자산배분까지 가능한 온라인 자산관리 플랫폼인 ‘스마트 어드바이저(Smart Advisor)’ 서비스도 선보였다. 삼성증권은 더 나아가 로보어드바이저 관련 고유 기술을 활용한 상품을 출시해 본격적인 핀테크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업계 최초로 고객 수익률과 직원 평가를 연계하는 제도를 시행했다. 고객 수익률은 인사고과와 성과급 등에도 연동된다. 은행·증권 복합점포인 PWM센터와 라운지에서 고객 수요에 맞는 엄선된 상품과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PMW자산관리’ 플랫폼도 구축했고, 고객수익률과 자산관리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보인 최우수 직원을 선발하는 ‘신한 마이스터’ 제도도 운영한다.

대신증권(003540)은 일관된 투자관점을 제시해 고객의 평생투자를 책임지고 있다. 2~3년 이상의 장기적인 관점에서 고객 자산을 관리하고 보호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 지난해 ‘달러 자산에 투자하라’는 투자방향을 제시해 고객들의 달러 자산이 지난해 초 대비 8배 이상 증가한 1억7,000만달러에 달했다. 이외에도 최정예 영업직원 45명만을 대상으로 시행하는 종합전문교육 프로그램 ‘금융주치의 MBA’를 도입해 직원들의 역량 강화에 힘쓰고 있다. 또 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재테크 상담은 물론 법률·회계·세무 등 종합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변호사와 회계사, 세무사 등 전문직 프라이빗뱅커(PB)를 채용하기도 했다.

김연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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