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민(28·사진) 블루레오 대표는 지난 2010년 서울 노원구 중계동의 장애인 복지관에서 뇌성마비 환자에게 양치질을 해주면서 불편함과 안타까움을 느꼈다. 일반 칫솔로 다른 사람의 양치질을 해주다 보면 입 주위로 양칫물이 흐르기 일쑤였고 환자들이 양칫물을 삼켜야 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이 대표는 전동칫솔에 물을 빨아들이는 석션 기능을 더한 제품을 구상했고 1년 만에 관련 특허를 출원했다.
이 대표는 “올해 초 석션과 전동칫솔이 결합된 ‘소닉-백’ 제품을 출시했고 복지 예산이 많은 미국 시장에서 첫 수주를 받게 됐다”며 “오는 2017년까지 미국을 포함한 전체 사전 예약 판매 물량만 16억원어치에 달한다”고 말했다.
블루레오의 소닉-백은 석션 기능이 있어 환자들이 양칫물을 삼키지 않게 도와주고 작동 방법도 다른 사람의 양치질을 도와주기 편하도록 설계됐다. 기존의 전동칫솔 시장은 필립스·오랄비 등 글로벌 대형 업체들이 과점하고 있는 시장이어서 국내 스타트업이 진입하기 어려운 시장으로 여겨졌지만 특수 기능을 장착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바이어들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이 대표는 “경쟁사들은 물을 빨아들이는 것과 반대로 스케일링을 할 수 있도록 물을 쏴주는 방식의 제품들은 내놓았지만 장애인을 위한 제품은 없었다”며 “대형 브랜드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에 시장 진입이 어려울 것으로 봤지만 특수 시장을 찾아 기회를 잡았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글로벌 전동칫솔 시장은 미국이 1조3,000억원, 일본이 1,000억원, 우리나라가 310억원 수준이며 국내외 장애 인구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소닉-백은 시장성이 있는 제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 현재 미국 보건부에서 의료기기 보조금 지원도 추진하고 있어 보조금이 나오게 되면 미국 시장에 더 공격적으로 진출할 수 있게 된다. 미국 시장에서의 선전으로 국내 기업들도 블루레오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이 대표는 “최근 의료진단기기 업체 자원메디칼과 원격의료 시스템 분야 국내 1위인 비트컴퓨터와 업무협약을 맺고 차세대 디지털 헬스케어 비즈니스 모델을 구상하고 있다”며 “앞으로 애완견·유아 시장으로도 확장하고 구강진단 기능까지 결합해 2020년까지 297억원의 매출액을 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이어 “자신이 사용하기 편한 제품보다 다른 사람의 편의를 위해 쓸 수 있는 사회적 제품을 후속 제품으로 꾸준히 출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