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거품 꺼질라"...부동산 투자 발빼는 월가 은행들

외국인 투자 감소로 침체 국면

BoA등 대출기준 강화 등 나서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거품붕괴 우려가 커지면서 월가 은행들이 서서히 시장에서 발을 빼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무용 빌딩, 상가 등 미국 상업용 부동산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금리와 저유가 환경에서 꾸준히 상승세를 탔지만 최근 미 금융시장 환경 악화와 외국인 투자 감소로 침체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미국 은행들은 지난 수년간 저금리로 인한 수익악화를 만회하기 위해 임대수익률이 높은 뉴욕과 마이애미 등의 상업용 부동산에 집중 투자해왔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집계에 따르면 3월 기준 은행들의 상업용 부동산 누적 대출금은 전년동기 대비 11%나 증가한 1조8,300억달러(약 2,087조원)를 기록했으며 상업용 부동산 투자 비중도 2014년 34%에서 지난해 41%로 늘었다.


하지만 올 들어 빌딩 거래가 급감하는 등 시장에 빨간불이 켜지자 은행들은 대출 기준 강화 등 신중 모드로 급속히 돌아서고 있다. 미국에서 다섯 번째로 부동산 대출 규모가 큰 US뱅코프의 리처드 데이비스 최고경영자(CEO)는 “많은 은행이 상업용 부동산 투자를 늘리고 있지만 우리는 관심이 없다”며 “매우 주의 깊게 시장을 보고 있다”고 밝혔다. 상업용 부동산에 580억달러를 투자한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브라이언 모이니핸 CEO도 “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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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개월 새 미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외국인투자가들의 발길이 끊기고 자금융통이 어려워지면서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리얼캐피털애널리틱스(RCA)에 따르면 2월 사무실·호텔 등 부동산 매매는 전년동기 대비 46%나 급감한 총 255억달러에 그쳐 2008년 이후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피터 코 월셔은행 최고신용책임자는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빨간불이 켜졌다”며 “은행들이 투자처를 다변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용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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