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오피스·상가·토지

[단독] “리테일 투자매력” … 홍대로 몰리는 큰손들

풍부한 유동인구에 상권 발달

가격도 명동·강남 보다 낮아

美 인베스코 ‘유림빌딩’ 매입

국내 기관도 잇따라 사들여

500억~1,000억 건물 많지 않아

“큰손 투자 확대 한계” 지적도

최근 미국계 투자자인 인베스코가 사들인 유림빌딩(좌측)과 삼성생명 동교동 빌딩(우측)./사진=고병기기자최근 미국계 투자자인 인베스코가 사들인 유림빌딩(좌측)과 삼성생명 동교동 빌딩(우측)./사진=고병기기자




최근 미국계 투자자인 ‘인베스코’는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근처에 있는 ‘유림빌딩’을 매입했다. 지난 2011년 4월 복합상가건물인 명동 ‘엠플라자’를 사들인 것을 마지막으로 한국 시장에서 투자를 하지 않았던 인베스코는 유림빌딩을 포함해 홍대입구 근처에서 최근 2건의 빌딩을 사들였다. 이뿐만이 아니다. 국내 기관투자가들도 잇따라 홍대 리테일 투자에 나서고 있는 상태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홍대 상권의 강세가 계속되면서 최근 들어 연기금과 외국계 투자자 등 기관투자가들도 홍대 리테일 부동산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홍대 상권 임대료는 지난 1·4분기에 1㎡당 3만4,300원을 기록해 5년 전인 2011년 1·4분기(2만3,400원)에 비해 46.2% 상승했다. 올 1·4분기 임대료가 소폭 하락했지만 강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홍대로 몰려가는 큰손들=부동산 시장의 큰손들이 홍대로 몰려가는 이유는 가격 상승과 시장 침체로 오피스 시장에서는 투자 대상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기관들이 오피스가 아닌 리테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그중에서도 유동인구가 많고 상대적으로 대형 매물을 쉽게 찾을 수 있는 홍대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이다.

실제 홍대입구역 8번 출구를 나와 고개를 돌리면 최근 미국계 투자자인 인베스코가 사들인 유림빌딩이 눈에 들어온다. 이 빌딩은 과거 국민연금이 오피스 빌딩을 사들여 건물 전체를 리테일로 탈바꿈시킨 건물이다. 인베스코는 올해 초에 삼성생명이 매물로 내놓은 ‘동교동 빌딩’을 사들이기도 했다. 유림빌딩과 동교동 빌딩은 붙어 있다. 인베스코는 동교동 빌딩 저층부도 리테일로 전환할 계획이다.


또 길 건너편에는 지난해 말 코람코자산신탁이 사들인 ‘현대캐피탈빌딩’이 있다. 이 빌딩은 당초 전 층이 오피스로 활용됐다. 코람코는 지하2층~지상4층을 리테일로 바꿀 예정이다. 동교동 인근 D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약 5년 전에 유림빌딩이 매매될 당시 대형 기관들이 홍대에 투자한다는 얘기를 처음 들었다”며 “최근 2~3년간 홍대 상권이 커지면서 수익률 5%에 근접하는 자산을 찾는 대형 자산운용사들의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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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투자가, 리테일 매입 늘어난다=앞으로도 기관들의 리테일에 대한 관심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코람코 관계자는 “기관들이 오피스의 대안으로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투자 대상이 핵심 상권에 위치한 리테일”이라며 “자산 규모가 작은 가로수길보다는 홍대나 강남역, 건대입구 인근 지역으로 투자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박인섭 CBRE 리서치 팀장도 “홍대의 경우 풍부한 유동인구로 인해 리테일이 발달돼 있는 주요 상권 중에 하나”라며 “강남·명동에 비해 자산 가격이 낮아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는 기관들의 관심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기관들이 홍대 리테일 투자를 확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기관들의 경우 최소 500억원 이상에서 1,000억원 이하 규모의 투자 대상을 찾고 있는데 대로변을 제외하고는 이 같은 조건을 충족하는 자산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코람코가 사들인 현대캐피탈빌딩의 경우 약 570억원에 거래가 됐다.

D공인 대표는 “실제 운영 수익이나 시세 차익은 이면도로에 위치한 빌딩들이 더 낫지만 규모가 작아 기관들이 쉽게 투자에 나서지 못하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고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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