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표 측의 한 관계자는 2일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8월 말이나 9월 초로 전당대회를 미루는 안이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더민주는 3일 당선자와 당무위원회 연석회의를 열고 전대 개최 시기 등을 논의한 후 당무위원회가 의결할 계획이다. 다른 당 관계자 역시 “즉시 전대를 열어야 한다는 분들과 내년으로 미루자는 분들이 충돌할 경우 중재안이 선택될 가능성이 크다”며 “당선자들 모두 당권 경쟁이 지나치게 외부로 확대되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기 연장을 원하는 김 대표로서는 8월 말까지 대표직을 유지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대표는 이날 전북도의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야당이 무엇 때문에 비대위를 필요로 했는지 원인부터 생각해봐야 한다”면서도 “비대위 이후 정상적 지도부가 생겨나는 게 당연한 것 아니냐. 3일 의사결정을 할 테니 그때까지 지켜보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추미애 의원과 송영길 당선자 등 당권 주자들의 즉시 전대를 열자는 주장에 반박하면서도 특정 기간 이후 새로운 지도부를 뽑는 것은 반대하지 않겠다는 입장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해 김 대표와 가까운 한 인사는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9월 이후 한국 정치 지형은 큰 재편작업이 펼쳐질 수 있다”며 “그 이후 김 대표를 찾는 사람들이 있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김 대표가 8월까지 당 대표를 유지하면서 6월 임시회 등을 통해 자신의 주가를 올려놓는다면 향후 대권 레이스에서 ‘재등판론’을 요구받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라는 해석이다. 일각에서는 “9월 정기국회는 기업 구조조정 등 경제 이슈가 화두가 될 것”이라며 “9월에 전당대회를 열자고 지금 의결하더라도 그때 다시 분위기가 경제통인 김 대표 유지 쪽으로 기울 수 있다”고 관측하고 있다.
또 손학규 전 당 상임고문이 자신의 싱크탱크인 동아시미래재단 창립 10돌을 맞는 7월부터 정치복귀 행보가 예측된다는 점도 ‘8말9초’ 전대론이 김 대표에게 불리하지 않은 이유로 지목되고 있다. 손 전 고문이 김 대표 임기 전에 복귀할 경우 탄탄하게 자리 잡은 손학규계가 힘을 받아 송영길·추미애·정청래 등 친문 성향 인사들의 지도부 교체 주장을 견제할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현재 비대위원 6명 중 양승조·이개호 의원이 손학규계로 분류되고 손 전 고문과 가까운 정장선 전 의원이 당 총무본부장에 임명되는 등 김 대표는 손학규계 인사를 중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