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중국 시장에서 고전하던 현대자동차가 지난 4월 신차 ‘링동(아반떼)’을 앞세워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올해 판매 목표인 813만대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중국 내수시장 확대가 필수적이라고 보고 신형 베르나(엑센트), 신형 K2(프라이드) 등 신차를 잇달아 내놓을 계획이다.
현대차는 지난 4월 중국에서 9만6,222대의 판매고를 올려 전년 동기 대비 6.7% 상승했다고 4일 밝혔다. 올 들어 중국 판매량이 석 달 연속 역성장하다 마침내 바닥 다지기에 성공한 것이다. 현대·기아차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8.9%로 하락해 2012년 처음으로 두자릿수에 미치지 못했고 올 1·4분기에는 7.2%까지 떨어져 빨간불이 켜졌다.
중국 내수시장 공략에 비상이 걸리자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지난달 28일 1박 2일 일정으로 베이징을 방문해 모터쇼 행사장을 둘러보는 한편 현지 시장 상황을 직접 점검하기도 했다.
하지만 4월부터 본격 판매에 돌입한 링동이 실적을 견인하며 분위기가 달라졌다. 링동은 4월 한 달간 1만4,665대 팔리며 반등을 이끌었다. 신형 투싼 역시 최근 중국 내 스포츠유틸리타차량(SUV) 인기에 힘입어 1만1,150대 팔리며 힘을 보탰다. 현대차 관계자는 “중국 경기가 둔화하고 있어 시장 여건이 어렵지만 링동·베르나 등 중소형 차량과 SUV를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가 중국에서 일단 숨을 돌린 반면 기아차는 4월에도 역성장세가 이어졌다. 4월 판매량은 5만156대로 전년 대비 10.4% 떨어졌다. 기아차의 중국 시장 판매증감률은 올 들어 넉 달 연속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주력 모델인 K3와 KX5(스포티지)의 판매량이 늘어난 반면 K2 판매는 전년 대비 43.5% 줄었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의 판매량을 합산한 총 4월 판매 대수는 14만6,378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14만6,195대)보다 소폭 증가했다.
현대·기아차는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현지 맞춤형 신차를 출시하는 한편 원가절감 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중국 로컬 업체들과 가격 경쟁을 하려면 원가를 절감하는 수밖에 없어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4·5 공장에 신형 모델을 투입하는 등 다양한 대책이 논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