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100% 모기지' 다시 나왔다…英 바클레이스, 금융위기 이후 첫 출시

저금리로 수익악화 은행들

위험대출 늘리는 신호 될수도

영국 투자은행 바클레이스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집값 전부를 빌려주는 모기지 상품을 영국에서 출시했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으로 저금리가 고착화하면서 수익창출이 어려워진 은행들이 바클레이스의 이번 시도를 따라 위험대출을 늘릴지 주목된다.

4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바클레이스는 주택담보대출로 집을 사는 사람들에게 집값의 100%를 빌려주는 상품을 출시했다. FT는 “바클레이스가 내놓은 이번 상품은 다른 은행들이 대출자에게 받는 5~10%의 보증금도 요구하지 않는다”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0% 모기지 상품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대출자들은 바클레이스 모기지 상품을 통해 2.99%의 고정 금리로 최대 50만파운드(약 8억3,942만원)까지 빌릴 수 있다. 다만 바클레이스는 안전장치를 마련하기 위해 대출자 가족이나 후견인이 은행 계좌에 집값의 10%를 현금으로 넣어놓아야 돈을 빌려줄 방침이다. 즉 보증금 대신 보증인을 내세우라는 것이다.


FT에 따르면 바클레이스는 주택 마련을 위해 부모님에게 손을 벌리는 자식들이 늘어나 이번 상품을 출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바클레이스 조사에 따르면 영국에서 생애 첫 주택구입자의 35%가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 부모에게 도움을 요청하지만 이 중 20%는 이를 갚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부모가 보증금을 대신 내주기보다 은행에 계좌를 따로 만들고 이 계좌를 자녀의 모기지와 연동하자는 것이다. 바클레이스는 부모나 후견인이 예치한 현금에 대해 1.5%의 이자를 지급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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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영국에서는 자녀의 주택 구입에 대한 부모의 자금지원이 문제로 여겨지고 있다. 영국 보험사 L&G는 올해 자녀의 주택마련을 돕기 위해 부모가 대출받는 금액이 50억파운드(약 8조3,932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올해 전체 모기지 대출의 25%에 해당한다.

바클레이스의 100% 모기지 상품 출시가 저금리로 수익악화에 빠진 은행들이 위험대출을 늘리는 신호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FT는 “주요국 은행들이 중앙은행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으로 수익 창출에 어려움을 겪어왔다”며 “이윤창출을 위해 은행들이 위험대출을 늘릴 수 있다”고 전했다.

이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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