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인민복 차림이던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6일 개막한 노동당 제7차 대회에서 양복을 입고 넥타이를 매고 나타나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 제1위원장이 양복 차림으로 공식 석상에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제1위원장은 이날 짙은 남색 바탕에 세로 줄무늬 양복에 은색 넥타이를 맨 채 당대회 장소인 평양 4·25문화회관에 나타났다.
그동안 김 제1위원장은 조선중앙TV와 중앙통신, 노동신문이 전한 영상과 사진 속에서 대부분 짙은 색의 인민복을 입고 있었다. 그만큼 그의 이번 의상은 파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북한 매체가 양복과 넥타이 차림의 김 제1위원장 모습을 내보낸 것은 그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으로 추대된 지난 2012년 4월 13일과 재추대된 2014년 4월 10일 노동신문이 공개한 ‘증명사진’ 정도다.
이에 따라 김 제1위원장이 이번 당 대회에 정장 차림으로 나타난 것이 그의 새로운 직위 추대를 암시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36년 만에 개최된 이번 당 대회가 본격적인 ‘김정은 시대’의 선포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김 제1위원장의 위상을 김일성·김정일 수준으로 높일 것이라는 관측은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왔다.
이와 함꼐 김일성 주석이 평소 양복을 즐겨 입었다는 점에서 북한 주민들에게 여전히 강한 잔상이 남아 있는 ‘할아버지 따라하기’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 제1위원장은 이날 양복과 함께 젊은 시절의 김 주석처럼 머리카락을 뒤로 넘기고 뿔테 안경을 착용했다. 넥타이 매듭 굵기를 가늘게 한 것도 강한 인상을 주기 위한 것으로 김일성 주석의 ‘카리스마’를 떠올리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주석은 지난 1980년 10월 열린 6차 당 대회 때는 인민복을 입었지만 1차와 2차 당 대회 당시에는 양복을 착용했다. 이 때문에 김 제1위원장이 2011년 집권 이후 지속해서 활용해온 김 주석의 ‘후광’을 이번 당 대회 때도 재활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으로는 김 제1위원장의 양복이 ‘경제적 여유’를 과시하고 대외정책의 변화를 암시한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