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 별세] "존경·배려의 리더십 보여준 거인"...사촌간 경영승계 틀 마련도

큰형 구인회 창업주 도와 LG그룹 세우고

동생 평회.두회와 함께 LS그룹 만들어

이건희, 최태원, 조양호 회장 등 조화 보내

빈소 찾은 구본무 LG회장 "애통스럽다"

靑, 여야 대표도 조화보내 추모

지난 7일 숙환으로 별세한 고(故)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의 아들 구자홍(왼쪽) LS니꼬동제련 회장과 구자엽 LS전선 회장이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 아산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진 구 명예회장의 빈소로 나란히 향하고 있다./연합뉴스지난 7일 숙환으로 별세한 고(故)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의 아들 구자홍(왼쪽) LS니꼬동제련 회장과 구자엽 LS전선 회장이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 아산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진 구 명예회장의 빈소로 나란히 향하고 있다./연합뉴스




허창수 GS그룹 회장이 8일 오후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 아산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고(故)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의 빈소로 향하고 있다./연합뉴스허창수 GS그룹 회장이 8일 오후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 아산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고(故)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의 빈소로 향하고 있다./연합뉴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7일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 아산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고(故)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의 빈소로 향하고 있다./연합뉴스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7일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 아산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고(故)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의 빈소로 향하고 있다./연합뉴스


대한민국 재계 4위 기업인 LG그룹의 기틀을 마련했고 재계 15위 기업인 LS그룹을 창립한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은 2개의 대기업 그룹을 세운 인물로 평가된다. 지난 2003년 LG그룹에서 분리된 LS그룹을 자산규모 20조원 이상으로 키워낸 탁월한 경영자라는 수식어도 따라붙는다.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된 고(故)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의 빈소를 찾은 재계 관계자들은 “우리 사회에 존경과 배려의 리더십을 보여주고 떠난 거인(巨人)”이라며 고인(故人)을 기렸다.

8일 오후4시쯤 숙연한 표정으로 장례식장을 찾은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심경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애통하다”고 짧게 답했다. 침통한 마음을 더 이상 표현할 수 없는 듯했다.

구태회 명예회장은 구본무 회장의 종조부다. 허창수 GS 회장은 “고인께서 많이 챙겨주셨다”며 “유가족들께 위로를 전한다”고 애도했다. 이건희 삼성 회장은 조화를 보내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2개의 대기업 그룹을 일군 거인=구태회 명예회장은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동생으로 LG그룹 창업 1세대 6형제 중 넷째다. 6형제는 모두 ‘회(會)’자 돌림을 쓴다. 이들 6형제는 LG그룹, LS그룹, LIG그룹 등 범 LG가(家)를 일궈낸 기업가로 이름을 남기고 있다.

맏형인 구인회 창업주는 1959년 LG그룹의 모태인 금성사를 설립하고 한국 전자산업의 중흥을 이끌었다. 구자경 LG 명예회장 등 6형제를 뒀다. 구본무 LG 회장은 구인회 창업주의 장손이다.

둘째인 고(故) 구철회 LG그룹 창업고문은 구인회 창업주가 별세한 후 럭키그룹 운영위원회 의장을 맡아 조카인 구자경 회장을 도와 경영을 이끌었다. 구자원 LIG그룹 명예회장이 그의 아들이다.

셋째인 고(故) 구정회 금성사(현 LG전자) 사장은 LG그룹 창업멤버로 경영에 참여했고 금성전기 사장 등을 지냈다. 구자섭 한국SMT 회장이 그의 아들이다. 7일 별세한 구태회 명예회장은 1923년 경남 진주시 지수에서 춘강 구재서 공(公)의 4남으로 태어나 1938년 15세 때 최무 여사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구태회 명예회장은 2012년 작고한 부인 최무 여사와의 사이에 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을 비롯해 구근희씨, 구자엽 LS전선 회장, 구혜정씨, 고(故) 구자명 회장, 구자철 예스코 회장 등 4남 2녀를 뒀다. 구태회 명예회장은 2010년 자신의 미수연에서 “70여년을 함께 해준 아내 고(故) 최무 여사에게 존경을 표한다”며 각별한 부부애를 보여주기도 했다.


구태회 명예회장은 구인회 창업주를 따라 럭키화학(현 LG화학)에 입사해 혁신제품인 ‘안 깨지는 크림 통 뚜껑’을 개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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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다섯째인 고(故) 구평회 E1 명예회장, 막내인 고(故) 구두회 예스코 명예회장과 LG그룹에서 나와 LS그룹을 창립했다.

구평회 명예회장은 1967년 호남정유(현 GS칼텍스), 1984년 여수에너지(현 E1)를 설립했다. 구자열 LS그룹 회장과 구자용 E1 회장, 구자균 LS산전 회장이 그의 아들이다. 여섯째인 막내 구두회 명예회장은 금성사 상무를 시작으로 LG그룹 전자계열사를 이끌었다. 구자은 LS엠트론 부회장이 아들이다.

◇사촌 간 경영승계 틀 마련=구태회 명예회장은 LS그룹 형제경영의 기틀을 마련하고 공동경영의 아름다운 정신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들 3형제의 유지(遺志)이자 공동경영 정신은 2013년 LS그룹의 초대 회장인 구자홍 회장에 이어 고 구평회 E1 명예회장의 장남인 구자열 회장에게 경영권이 승계되는 것으로 빛을 발했다. 고인의 장남인 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은 LG그룹으로부터 계열분리 이후 그룹 회장을 맡으면서 “10년 뒤에는 회장직을 넘기겠다”고 약속했다. 사촌 동생인 구자열 회장은 2013년 그룹 회장직을 물려받아 현재 LS그룹을 이끌고 있다. ‘사촌 간 아름다운 경영승계’라는 ‘무욕(無慾)경영’ 철학이 굳어진 것이다. 대기업 그룹에서 경영권이나 지분을 둘러싸고 아들이나 자손들이 볼썽사나운 분쟁을 일으키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구태회 명예회장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는 범 LG가 가족들은 물론 고인의 영면을 애도하는 조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은 “부모님이 반세기 이상 해로하고 영면할 수 있었던 것은 존경과 배려의 힘이 큰 것 같다”며 “앞으로도 가족 모두가 이러한 두 분의 정신을 이어 나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자열 LS그룹 회장은 작은아버지에 대해 “너무 자상한 분이셨다”며 “‘회(會)’ 돌림자를 쓰는 집안의 큰 어른들이 모두 돌아가셨다”며 회고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고인의 빈소를 찾아 “고인이 떠나 안타깝고 애도한다”며 한동안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정 부회장은 LS그룹과는 먼 사돈 관계다. 정 부회장의 처남인 정대현 삼표그룹 부사장이 구태회 명예회장의 손녀사위다.

다리를 다친 구자균 LS산전 회장은 목발을 짚은 채 빈소를 찾아 애도를 표했다.

범 LG가에서는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의 동생인 구자학 아워홈 회장, 구자두 전 LG유통 부회장, 구자준 전 LIG손해보험 회장이 조문했다. 성기학 영원무역 회장은 “이렇게 한 세대가 마감했다”며 고인을 애도했다.

청와대는 이병기 비서실장 명의로,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은 각각 김무성 대표와 김종인 대표 명의로 조화를 보내 고인을 추모했다.

이건희 삼성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허창수 GS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 등 재계 주요 총수들이 보낸 조화가 빈소에 놓였다.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 이병무 아세아제지그룹 회장, 조환익 한전 사장, 변규칠 LG상사 고문 등도 조문했다. 한중경제협회장을 맡고 있는 구천서 전 국회의원과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등 정관계 인사도 조문 대열에 합류했다.

구태회 명예회장이 동생들과 함께 설립한 LS그룹은 LS전선과 LS산전, LS니꼬동제련, LS엠트론, 가온전선, E1, 예스코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자산규모는 20조원 이상으로 재계 15위를 나타내고 있다.

서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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