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흙수저' 무슬림 런던시장 "모두를 위한 행정 펼칠 것"

버스기사 아버지·재봉사 어머니

파키스탄 이민자 출신 '칸' 당선

"서민 주택 확대·공공요금 동결"

사디크 칸 런던시장 /AFP연합뉴스사디크 칸 런던시장 /AFP연합뉴스




파키스탄 이민자 가정 출신의 무슬림 정치인이 사상 처음으로 영국 런던시장에 당선됐다. 서민들의 주거난 해결과 대중교통비 등 공공요금 인상 억제를 강조해온 사디크 칸 시장은 앞으로 민생안정에 주안점을 두고 시정을 이끌어갈 것으로 보인다.


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지난 5일 치러진 런던시장 선거에서 노동당 후보로 나온 칸은 131만표를 득표해 99만표를 얻은 보수당 후보 잭 골드스미스를 제치고 시장에 당선됐다. 칸 시장은 이날 런던 서더크 대성당에서 취임 서약을 통해 “모든 런던 시민을 대표하는 시장으로서 모든 공동체와 시의 각 부분을 대표하겠다”며 “예전에 보지 못했던 가장 투명하고 부지런하며 소통을 잘하는 시정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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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이민자 부모 밑에서 성장한 칸 시장은 전형적인 ‘흙수저’ 정치인으로 꼽힌다. 사망한 그의 아버지는 25년간 버스 기사로 일했고 어머니도 재봉사 일을 하며 생계를 유지했다. 런던 공공주택에서 공립학교를 다닌 그는 가정형편이 어려워 청소년 시절 신문 배달은 물론 공사 현장에서 일하며 돈을 벌었다. 북런던대 법학과를 졸업한 후에는 인권변호사로 활동했다. 구의원 경력을 바탕으로 2005년 처음 하원 의원으로 의회에 입성했으며 2008년에는 지역사회·지방자치부 차관에 올라 무슬림으로는 첫 영국 내각 진출에 성공했다. 이후에도 그는 예비내각 교통장관, 재무장관, 법무장관 등 요직을 두루 지냈다.

칸 시장은 런던 시민들의 민생고 해결에 전력을 다할 계획이다. 앞서 그는 폭등하는 집값과 월세에 시민들이 쫓겨나지 않도록 서민용 주택 공급을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또 지하철·버스·기차 요금을 4년간 동결해 서민들의 부담을 줄이겠다고 공언했다. 칸 시장은 “향후 4년의 임기 동안 런던 시민들이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한 공평한 기회를 갖도록 하겠다”며 “배경·소득·성별·나이에 관계없이 누구나 자신의 삶을 발전시킬 기회가 주어지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용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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