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IB&Deal

국민연금 해외주식 비중 24.5%로 확대

[중기자산배분계획안 마련]

2021년까지 4.5%P 높여

국내 주식은 20% →17.5%로 축소

국민연금이 오는 2021년까지 해외주식 투자 비중을 20%에서 24.5%로 확대하기로 했다. 반대로 국내 주식 비중은 20%에서 17.5%로, 국내 채권투자 비중은 45%에서 40%로 각각 낮춘다. 오는 2043년을 정점으로 적립액이 줄어드는 기금의 수익률을 높이고 과도한 국내 증시 지배력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국민연금기금운용 실무평가위원회는 9일 오전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2017~2021년 국민연금 중기자산배분계획안’을 마련했다. 중기자산배분계획은 국내외 경제전망과 자산군별 기대수익률을 토대로 국민연금의 목표 수익률과 자산군별 목표 비중을 정하는 것으로 지난 2006년부터 도입됐다. 이날 마련한 중기자산배분계획안은 오는 16일 열리는 기금운용위에서 최종 심의·의결된다.


이번 자산배분안에서 주목할 점은 국민연금이 국내 자산(주식·채권)은 줄이고 해외자산(주식·대체)의 비중을 늘렸다는 점이다. 먼저 국민연금은 해외주식투자 목표 비중을 2020년 20%에서 2021년 24.5%로 4.5% 늘리기로 했다. 국민연금이 새 계획에 따라 해외 주식투자를 할 경우 투자금액은 2016년 말 74조3,000억원에서 2021년 245조원으로 170조7,000억원 증가하게 된다. 2020년 말 목표치인 169조4,000억원보다는 75조6,000억원 증가한다. 해외 대체 투자 비중도 늘어난다. 국민연금은 올해 말 기준 11.5%인 대체투자 비중을 2021년까지 14%로 2.5%포인트 늘리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대체투자 금액은 65조3,000억원에서 140조원으로 114.4% 증가한다. 지난해 기금운용위가 해외대체와 국내대체 투자의 비중을 6대4에서 7대3으로 조정하기로 한 점을 고려하면 해외대체 투자액은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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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국내 주식과 채권의 투자 비중은 줄어든다. 국민연금은 2020년 20% 내외로 돼 있던 국내 주식투자 목표 비중을 2021년 말 17.5%로 2.5%포인트 줄이기로 했다. 이는 당초 국민연금 중기 자산배분 태스크포스(TF)에서 논의됐던 국내 주식 비중(18%)보다 0.5%포인트 더 감소한 것이다. 국내 주식 비중을 16.5%로 줄이는 방안도 논의됐지만 채택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2006년 정부 주도로 중기자산배분계획이 도입된 후 국내 주식투자 비중 목표치가 20% 아래로 내려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51.4%인 국내 채권투자 비중도 2021년까지 40%로 줄이기로 했다.

이처럼 국민연금이 해외자산 비중은 늘리고 국내 자산은 줄이는 것은 수익률 방어와 관련이 깊다는 지적이다. 저성장 저금리로 국내 채권 보유에 따른 수익률은 떨어지고 국내 증시마저 오랜 기간 박스권에 머물며 국민연금의 국내 투자자산 수익률은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주식의 수익률은 1.67%로 시장수익률(3.88%)을 하회했고 국내 채권 수익률 역시 4.29%로 시장 대비 0.02% 상회하는 데 그쳤다. 반면 해외주식은 5.73%, 해외대체는 14.90%의 수익률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기금 규모는 갈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나지만 증시가 부진하면서 국민연금의 증시 지배력이 강화되고 있는 점도 국내 대신 해외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이유 중 하나다. 복지부의 고위 관계자는 “기금이 크게 늘어나지만 2043년을 정점으로 하향하게 된다”며 “기금운용의 안정성과 수익률 제고 측면에서 해외 투자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고 말했다.

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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