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北 "불경스러운 보도" BBC기자 추방

구금 상태서 8시간 조사 후 추방조치 당해

윙필드-헤이스 기자 "빠져나와 기쁘다"

9일 북한서 추방당한 윙필드-헤이스 BBC기자가 베이징 서우두 국제공항 입국장에서 걸어나오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9일 북한서 추방당한 윙필드-헤이스 BBC기자가 베이징 서우두 국제공항 입국장에서 걸어나오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북한에서 노벨상 수상자와 북한대학 간 과학기술 교류 과정을 취재하던 BBC 기자가 부적절한 보도를 이유로 국외 추방당했다.


BBC방송은 9일(현지시간) 국제평화재단(IPF)과 함께 북한 대학의 과학기술 교류를 취재하기 위해 평양을 방문한 BBC 도쿄 주재 특파원 루퍼트 윙필드-헤이스 기자 등 3명이 구금된 상태에서 8시간 동안 조사를 받은 후 강제 출국 조치 됐다고 보도했다. 윙필드-헤이스 기자는 이날 오후 6시께 평양발 중국 국제항공(CA) 편을 이용해 베이징 서우두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그는 풀려나서 기분이 어떠냐는 외신 기자들의 질문에 “안도감을 느낀다”며 “(북한을) 빠져나와서 기쁘다”고 답했다. 그는 제7회 노동당대회를 취재하기 위해 허가를 받은 100여명의 외신기자와는 별도 일정으로 취재를 진행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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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북한 조선평화옹호전국민족위원회 관리인 오룡일은 외신 기자들에게 “윙필드-헤이스는 해명할 수 없는 이유로 평양비행장 봉사일꾼들에게 매우 위협적인 태도를 취했으며, 우리 공화국의 법질서를 위반하고 문화풍습을 비난하는 등 언론인으로서의 직분에 맞지 않게 우리나라 현실을 왜곡 날조하여 모략으로 일관된 보도를 했다”고 추방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BBC의 어떤 보도를 문제 삼았는지는 알리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그가 지난달부터 평양서 보도한 기사 가운데 김정은을 부정적으로 묘사한 내용이 북한 당국의 심기를 불편하게 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앞서 윙필드-헤이스 기자는 지난 2일 ‘평양의 주체(사상)과 진짜 사람들을 찾아서’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수행원이 김정은을 가리켜 ‘위대한 지도자 원수(The Great Leader Marshal)’라고 표현한 데 대해 “그(김정은)가 원수 호칭을 들을 만한 정확히 어떤 일을 했는지는 말하기가 어렵다”고 보도했다. 이어 “국영 TV를 보면 이 젊은 지도자는 커다란 의자에 앉아 산비탈에서의 포격을 지켜보면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이 노벨상 수상자에게 문을 조금 열다’라는 제목의 지난달 30일자 기사에서는 “지도자 김정일이 숨지고 나서 그의 뚱뚱하고(corpulent) 예측할 수 없는(unpredictable) 아들 김정은이 그의 자리를 대신했다”고 썼다. 또한 이달 4일에는 김일성 대학 내부를 취재하다 북측 관계자로부터 제지당하는 모습을 촬영해 공개하기도 했다.

이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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