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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건축계의 큰 별 김석철씨 별세

한국 대표 건축가 5인으로 손꼽혀

예술의전당·국회·서울대 등 밑그림

국내 최고권위 '한국건축문화대상'

초대 大賞 등 본지와 각별한 인연

고(故) 김석철 석좌교수./서울경제DB고(故) 김석철 석좌교수./서울경제DB




20세기를 대표하는 건축가인 김석철 전 국가건축정책위원장(아키반건축도시연구원장·명지대 석좌교수)이 12일 오전 5시 별세했다. 향년 73세.

그는 한국을 대표하는 건축가 중 한 명으로 예술의 전당, 베네치아 비엔날레 한국관 등 수많은 작품을 남겼다. 특히 서울경제신문과 국토교통부·대한건축사협회 등이 공동 주최하는 국내 최고 권위의 건축상인 ‘한국건축문화대상’과 매우 특별한 인연을 갖고 있다.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의 형이기도 하다.


고(故) 김 석좌교수는 지난 1943년에 태어나 경기고와 서울대 건축과를 졸업하고 한국 모더니즘 건축의 주춧돌을 쌓은 김중업·김수근 건축가에게 사사했다. 경기고 시절부터 ‘천재’ 소리를 들은 그는 고 김수근 건축가와 더불어 ‘한국을 대표하는 5인의 건축가’로 꼽히는 인물이다. 베네치아 건축도시대, 뉴욕 컬럼비아대 건축대학원, 중국 칭화대 등에서 초빙교수를 역임했다. 20세기 최고의 도시설계가로 꼽히는 우량륭 중국 칭화대 건축도시연구소장은 고 김 교수에 대해 “상상력이 풍부하고 열정이 많은 건축가”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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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건축가를 뛰어넘어 한국의 도시를 설계해온 인물이다. 29세에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설계에 참여했고 주요 작품으로 여의도·한강 마스터플랜, 남산 개발, 서울대, 예술의전당, 베네치아 비엔날레 한국관 등이 꼽힌다. 이 같은 업적을 인정받아 국내외에서 수많은 상도 받았다.

특히 그가 설계한 ‘한샘 시화공장’은 1992년 제1회 한국건축문화대상 대상 수상작으로 뽑히기도 했다. 한샘 시화공장은 공장이 완벽한 기능을 갖추면서도 얼마나 아름다울 수 있는지를 보여준 파격적인 실험으로 우리 사회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수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 한샘 시화공장은 현대 건축의 기념비적 작품 중 하나로 꼽힌다. 그는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샘 시화공장에 대해 “한샘 공장은 건축가가 아닌 휴머니스트와 엔지니어로 설계했다. 그 공장 근로자들이 ‘우리가 세계 최고’라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인간 중심의 설계에 신경 쓴 작품이라고 자부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오랜 기간 암 투병을 해온 그는 2012년 두 차례의 암 수술을 받으면서도 병동에서 ‘한반도 그랜드 디자인’을 집필해 출간했다. 이 책에서 고 김 교수는 한국을 대륙국가·해양국가이자 아시아의 허브로 만드는 원대한 시나리오를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암과 투병하면서 그는 말년에 한반도의 미래에 대해 모든 생을 바치겠다는 각오를 피력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본지 창간 55주년 기념식에 축하 영상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메시지에서 “서울경제는 내가 평생 가장 많이 기고한 신문이었고 지금까지 애독하는 신문이기도 하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분향실 1호·02-2072-2091)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15일 오전7시다. 장지는 경기도 안성시 원곡면 산하리다. 유족으로 영재(아키반건축도시연구원 실장)·국희·혜원·영나씨 등 1남3녀가 있다.

고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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