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기업

[서울포럼 2016] "글로벌 바이오 시장은 시간과의 전쟁 중...원천기술 확보해야"

<세션5> 생로병사의 비밀을 푼다

블록버스터 약품 특허 만료·유전자 치료 기술 발달로

바이오 의약품 시장 2020년 340조원 규모로 대폭 확대

벤처와 협업 쉬운 생태계 조성이 신약 개발 실패 줄여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이사 /송은석기자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이사 /송은석기자




“글로벌 제약업체들이 8년 걸려 개발한 일에 후발주자인 우리가 똑같은 시간을 들일 수는 없습니다. 바이오 제약 산업에서 시간은 돈입니다.”(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


“바이오 신약 개발은 결국 타이밍 싸움입니다. 얼마나 빨리, 그리고 적절한 시기에 개발할 수 있느냐가 중요합니다.”(권세창 한미약품 연구센터장)

12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서울포럼 2016’의 다섯 번째 세션 ‘생로병사의 비밀을 푼다’ 강연자로 나선 국내 최고의 바이오 제약 전문가 고한승 대표와 권세창 센터장은 바이오 제약 업계의 성공 방정식이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바이오 제약사들은 후발주자인 만큼 글로벌 제약사들과 경쟁하기 위해서 ‘더 빨리’ 적절한 시기에 제품을 시장에 내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2014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의약품 10개 중 7개가 바이오 의약품이었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대부분이 합성의약품이었던 것을 고려한다면 ‘상전벽해’다. 하지만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현재 1,810억달러(약 211조원) 규모인 바이오 의약품 시장은 오는 2020년에는 2,910억달러(340조원)로 커지며 전체 의약품 시장에서의 점유율도 27%로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그룹의 바이오 산업을 이끌고 있는 고 대표는 글로벌 바이오 제약 산업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2020년까지 30조 원대로 성장하는 바이오 시밀러(복제약) 시장에 수많은 기회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고 대표는 “현재 글로벌 D램 반도체 시장이 50조원 규모이며 1·2위 업체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3분의2 정도를 차지한다”며 “바이오 시밀러 시장에서도 2020년까지 그 정도 규모의 새로운 시장이 생성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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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세창 한미약품 연구센터장 /송은석기자권세창 한미약품 연구센터장 /송은석기자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제약사들은 점유율이 2%에 불과하지만 성장 가능성은 높게 평가됐다. 정부의 정책적 지원도 부족하지 않으며 민간 기업의 역량과 교수·의사 등 연구진의 노력도 충분하다는 것이다. 발표자들은 한국 바이오 제약 산업이 발전하기 위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고 대표는 “제품 개발은 글로벌 시장을 염두에 두고 진행해야 한다”며 “특허 등 우리 기술 보호 역량을 강화하고 우수한 인력을 확보하는 데도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권 센터장은 바이오 신약 개발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협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권 센터장은 “한미약품이 개발한 랩스커버리 플랫폼 기술을 적용해 국내 연구진, 중소 제약업체가 의약품 개발을 도울 수 있다”며 “한국이 글로벌 바이오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키워드도 여기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권 센터장은 약효가 길고 두 가지 이상의 질병에 복합적으로 효과가 있는 3세대 바이오 제약기술 개발에 국내 기업이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권 센터장은 “현재 나온 2세대 의약품이 매일 약을 먹는 것에서 벗어나 복용 주기를 일주일 단위로 늘려놓았지만 3세대 의약품은 한 달에 한 번만 복용해도 된다”며 “3세대 기술은 글로벌 바이오 제약 시장을 더욱 확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두 전문가는 무엇보다 국내 기업이 바이오 제약의 연구개발(R&D)에 역량을 집중할 것을 강조했다. 특히 권 센터장은 지난해 한미약품이 6조원 규모의 ‘랩스커버리’ 기술을 수출한 사례를 들면서 ‘플랫폼 테크놀로지’ 등 원천 기반 기술의 개발이 절실하다고 했다. 권 센터장은 “원천 기반 기술이 있으면 세계 어느 기업에서 개발한 물질이라도 새로운 바이오 제약으로 만들 수 있는 오픈 이노베이션을 실현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연속적인 제품을 개발하는 게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이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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