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수익 목마른 은행들 "수수료부터 올리자"

1분기 순이자마진 1.55% 역대최저

KEB하나 ATM 이체수수료 200원 인상

신한 해외송금 수수료 금액별로 조정

씨티도 수수료 면제 대상 폭 축소 예정





저금리의 여파로 예대마진이 줄면서 국내 은행들의 핵심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이 올해 1·4분기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자 수익이 급감하자 은행들은 수수료를 잇달아 인상하며 비이자수익 증대에 나서고 있다.


12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6년 1·4분기 국내은행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1·4분기 은행권 순이자마진은 1.55%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동기보다 0.08%포인트, 직전분기에 비해 0.02% 하락한 것으로 역대 가장 낮은 수치다.다만 직전분기 대비 순이자마진 하락 폭은 점점 줄어드는 추세라고 금감원은 분석했다. 2015년 1·4분기만 해도 직전분기보다 0.1%포인트 하락했으며 2·4분기에는 0.05%포인트, 3분기에는 0.02%포인트가 내려갔다.

비이자 부문 이익도 1·4분기 1조3,000천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5,000억원 감소했다. 이는 수수료 이익이 1,000억원, 외환파생이익이 1,000억원, 유가증권 관련 이익이 1,000억원씩 줄어든 영향이라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이자 수익이 악화되고 당분간 금리 상승을 예상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은행권은 각종 수수료를 인상하며 비이자 수익 확대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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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KEB하나은행은 13일부터 ATM 이체 수수료를 100~200원가량 올린다. 이에 따라 하나은행 ATM을 이용해 10만원이 넘는 금액을 타행으로 이체할 경우 영업시간에 상관없이 일괄적으로 1,000원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25일 창구에서 해외로 외화 송금시 송금액 500달러 이하는 수수료를 5,000원 인하하고 2만달러 이상은 수수료를 5,000원 인상했다. 단 해외송금 시 유학이나 체재비 등의 목적으로 거액을 송금하는 경우가 많아 사실상 수수료 인상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씨티은행은 이달 20일부터 해외에 있는 자동화기기(ATM)에서 출금시 수수료 면제 혜택 대상을 대폭 줄인다. 이전까지만 해도 예적금 투자상품 합산 잔액이 1,000만원 이상인 고객이 수수료 면제 대상이었다면 이제는 씨티은행을 통한 운용자산이 5,000만원이 넘는 고객으로 한도를 크게 높인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일본·중국·홍콩 등 25개국에서 씨티은행 ATM을 이용할 경우 운용자산 5,000만원 이하인 고객은 1달러의 이용 수수료를 내야 한다.

씨티은행은 지난달도 몇몇 입출금 상품 가입자에게 제공되던 ATM 수수료 면제 혜택을 없애고 비대면 방식의 국제현금카드 발급 수수료를 신설했다.

은행들은 이 같은 전략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기업 구조조정 이슈와 가계부채 관리 대책으로 자산을 키우기 어려운데다 경기 침체 장기화로 추가적인 성장 동력 마련조차 쉽지 않은 탓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계좌이동제가 시행된 상황에서 은행들의 수수료 인상은 고객 이탈까지 각오하면서 펼치고 있는 것”이라며 “국내 은행들의 상품 구성이 특색 없다는 지적도 나오는데 수수료 및 금리 체계가 차별화되면 은행별 특성도 더욱 뚜렷해져 금융권 전반의 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양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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