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오는 25일 한국을 방문한다. 13일 유엔과 외교부는 25~30일로 예정된 반 총장의 방한 일정을 발표했다.
외교부는 반 총장의 이번 방한에 대해 “‘제11회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 및 ‘2016년 유엔 NGO 컨퍼런스’ 참석을 위해서”라며 “국제 평화와 번영을 위한 우리나라와 유엔의 협력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반 총장의 방한 기간 중 행보를 ‘충청권 대망론’과 연계해서 주목하는 분위기다. 반 총장은 올해 1월 충청권의 대표적인 정치인으로 꼽히는 김종필 전 국무총리에게 구순 축하 서신을 보냈고 이달 초에는 고향 충북 음성의 학생들을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로 초청해 격려하는 등 충청권과의 인연을 이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반 총장은 그 동안 정치권에서 ‘충청권 출신 차기 대선주자’로 주목 받아왔으나 2017년 12월의 19대 대통령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4·13 총선으로 여소야대 정국이 형성됐고 대선이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아직 확실한 대선주자가 부상하지 않은 상황은 정치권을 중심으로 반 총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요인으로 꼽힌다.
유엔과 외교부에 따르면 반 총장은 25일 제주도에서 열리는 제주포럼 행사에서 기조연설을 한 후 27일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확대회의에 참석한다.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서울에서 27~29일 사흘간 머물 계획이나 공식 일정은 잡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30일에는 경북 경주에서 개막하는 유엔 NGO 컨퍼런스에 참석하고 미국 뉴욕으로 떠날 예정이다.
반 총장이 공식 일정이 없는 27~29일 고향을 방문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지만 반 총장은 이달 초 학생들과 함께 유엔본부를 방문한 음성군 인사들에게 이번 방한 기간에는 고향을 방문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정치권의 관심이 높은 상황에서 불필요한 논란을 피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