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에서 벌어지는 모든 전쟁과 분쟁의 원인은 각각의 진영이 다른 진영에 서로의 논리를 강요하기 때문입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13일 광화문 한 식당에서 열린 ‘제3인류’ 한국어판 완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인류 간 평화를 찾고 인류와 지구 사이의 평화를 찾는 것이 관건”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사회학자나 정치가가 할 발언을 베르베르가 한 이유는 누구나 인식하고 있지만 여전히 상황이 나아지고 있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실제 베르베르는 ‘제3인류’에서도 각자 추구하는 바가 다른 7개 진영의 사람들이 각자의 논리를 강요하다 3차 세계대전이 일어나는 모습을 보여준다.
베르베르는 이 작품 속에서 여전히 미성숙한 존재인 인간을 창조주, 불완전한 신의 위치에 놓음으로써 방황하고 갈등하는 모습을 노출하게 한다. 저자는 작품을 통해 인간이 인간과, 인간이 지구와 서로 이해 없이는 살아갈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한다.
모든 소설에서 인식이라는 주제에 천착하고 있는 만큼 베르베르는 알파고로 인해 관심이 커지고 있는 인공지능(AI)에 대한 의견도 드러냈다.
그는 “10년 이내에 인간만큼 똑똑한 AI가 개발될 것이라 생각한다”면서도 “AI 자체에 대해 좋다 나쁘다 평가할 수는 없으며 인간이 어떻게 사용하는가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16세 때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글을 쓰고 있지만 여전히 글쓰기가 즐겁다는 그는 현재 고양이를 주제로 한 작품을 집필 중에 있다.
최근 10년간 국내외 작가별 소설 누적 판매량에서 1위를 기록하는 등 국내에서 가장 사랑 받는 작가가 된 베르베르는 세계 3대 문학상으로 통하는 공쿠르상을 받은 프랑스 작가이자 친구인 피에르 르메트르에게 한국 독자들에게 사랑 받는 비법에 대해 조언했다. 지난해 ‘오르부아르’ 한국어판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르메트르는 “베르베르에게 내 책을 베르베르 책보다 한국 독자들이 더 읽게 만들어주고 오겠다”고 말한 바 있다.
베르베르는 “한국에서 많은 독자를 확보하고 싶다면 한국에 더 자주 와야 하며 김치도 많이 먹어야 한다(웃음)”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