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阿 빈곤탈출 도와 수요창출 이끌어내야"

[박영호 대외硏 아프리카팀장이 말하는 현지 공략법]

"아프리카시장 장악한 중국과 차별화도 과제"

박영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아프리카팀장박영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아프리카팀장




“단순히 빈곤국이었던 대한민국의 개발 경험을 아프리카에 이식한다는 생각은 버려야 합니다. 이제는 우리의 기술력과 선진 제도 등을 바탕으로 아프리카의 산업 전반을 새롭게 재편하고 장기적으로는 빈곤문제를 해결해 수요 창출로 이끌어내는 역할까지 모색해야 할 시점입니다.”

국내 최고의 아프리카 전문가로 꼽히는 박영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아프리카팀장은 17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미 중국은 지난 1975년에 아프리카 잠비아와 탄자니아를 잇는 1,800㎞가 넘는 규모의 탄잠철도를 깔아줄 정도로 공을 들였다”며 “반세기에 가까운 기간 동안 막대한 자금과 인력을 동원해 아프리카 시장 개척을 위해 노력했고 그 결과 시장 전반을 장악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아프리카 시장 개척을 위한 전략으로 “중국과 일본은 아프리카 시장에 진출한 지 워낙 오래된데다 유럽은 예전에 식민지였던 경험이 있어서 아프리카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굉장히 높다”며 “아프리카에 새롭게 뿌리를 내리기 위해서는 먼저 진출한 이들 국가와의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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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아프리카 동부부터 서부는 우리나라에서 인도 정도로 거리가 떨어져 있다”며 “아프리카를 단순히 하나의 대륙으로 바라봐서는 안 되고 권역별 특성을 고려해 시장개척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박 팀장은 아프리카 시장개척을 위한 선결 과제로 빈곤문제 해결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빈곤율이 워낙 높아 유효수요가 발생하지 않는 상황에서 학교 몇 곳만 건설하고 마는 시혜성 사업은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박 팀장은 “아프리카는 인구가 10억명에 달할 정도로 엄청난 시장이지만 빈곤율이 높다는 게 문제”라며 “그들이 한국에 가장 원하는 것은 한국의 수준 높은 과학기술과 선진 제도를 이식해 빈곤문제를 해결해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프리카 시장 전반을 장악한 중국 등과 차별화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우리 국가와 기업 모두가 산업 전반을 아우를 수 있는 비전과 성과를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대표적인 사례로 우간다 참깨를 꼽으며 “우간다 참깨의 품질은 전 세계 5위를 차지할 정도로 높지만 제대로 된 위생관리, 안전인증이 부재해 매우 싼 값에 해외에 판매하고 있다”며 “글로벌 밸류체인에서 아프리카가 참여해 플레이어로 뛸 수 있도록 돕는 권역별 맞춤형 전략이 제시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현지에 직업훈련센터를 짓고 있지만 현지 산업의 수요와 동떨어진 게 대부분”이라며 “20~30년이 지나도 아프리카에서 유망한 기술이 무엇인지, 이를 위해서는 교육과 노동시장을 어떻게 재편해야 하는지에 관해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박 팀장은 끝으로 “우리나라는 그동안 아프리카 시장을 제대로 정의하지 못했던 측면이 있다”며 “단순히 공공 영역에서 시혜를 베푸는 차원으로 접근하기보다는 민간영역 개척을 통해 파이를 키워주는 게 결국 한국에 이익으로 돌아오는 선순환 고리를 만드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세종=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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