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규제개혁 장관회의]朴대통령 "참초제근 말처럼…뿌리째 뽑아야 규제개혁 성공"

"규제철폐 골든타임 있다" 대기업지정제 조속 해결 주문

"자율주행차 기왕 하는거 전기차나 수소차로…" 제안도

박근혜 대통령이 18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제5차 규제개혁 장관회의에서 불합리한 규제 혁파를 역설하고 있다.  /연합뉴스박근혜 대통령이 18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제5차 규제개혁 장관회의에서 불합리한 규제 혁파를 역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꽃구경을 가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을 하시나요. 그 꽃이 영원하게 피어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5차 규제개혁장관회의 및 민관합동 규제개혁점검회의. 박근혜 대통령은 규제철폐에도 ‘골든타임’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 같은 비유를 들었다.

박 대통령은 “신산업 성장을 가로막는 핵심적인 규제들을 과감하게 철폐해야만 경제가 도약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몇 가지 당부 말씀을 드리겠다”며 원고를 읽어나가다가 갑자기 원고에 없는 꽃구경 얘기를 꺼냈다.

박 대통령은 “제가 수필가이기도 한데 제가 쓴 수필 중에 ‘꽃구경을 가는 이유’라는 게 있다. 여러분은 꽃구경을 가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느냐”고 참석자들에게 물은 뒤 “이유는 그 꽃이 잠시 피지 영원히 피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1년 12달 피어 있다면 꽃구경을 갈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은 “규제혁신도 골든타임이 있어서 내년·후년에 하면 된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면서 “(해외 기업이)신산업이나 신기술을 딱 선점해버리고 나면 그다음에는 끝이다. 우리한테는 기회가 없다”고 단언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현행 대기업지정제도에 대해 “속도를 내서 빨리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의에 참석한 홍은택 카카오 수석부사장이 “지난 4월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서 자산총액 200조원이 넘는 대기업과 똑같은 규제를 받게 됐는데 저희 회사 44개 개열사 대부분이 스타트업이다. 이 모든 스타트업이 대기업 규제를 받게 됐다”고 하자 박 대통령은 “너무 시대에 안 맞고 다른 나라에는 없는 제도인데…”라면서 “규제가 풀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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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은 자율주행자동차는 내연기관차가 아닌 전기차나 수소연료전기차로 개발하는 게 좋겠다고 제안했다.

이경수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가 “5월 국내 최초로 자율주행차가 실제 도로 시험운행 허가를 받아 이번주부터 기술검증에 나섰다”고 소개하자 박 대통령은 “자율주행차도 기왕 하는 거 전기차 내지 수소연료전지차로 하면 어떨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빅데이터를 ‘원유’에 비교해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종석 신한카드 빅데이터센터장 등이 빅데이터 활용 과정에서 개인정보 활용동의가 어렵다고 말하자 박 대통령은 “데이터는 원유에 해당한다”면서 “기술발전이 돼 있는데 (개인정보에 대한) 인식 때문에 활용 못한다면 문제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보고 안전성이 확보된 것은 풀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박 대통령은 ‘우물 안 개구리’ ‘여름 벌레’ 등 비유를 많이 쓴 화법을 구사했다. 박 대통령은 “우물 안 개구리에게 바다 얘기를 해도 알지 못하고 여름 벌레가 얼음에 대해 알지 못하는 것처럼 우리가 한심한 나라가 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박 대통령은 “옛 말씀에 ‘풀을 베고 뿌리를 제거하지 않으면 싹이 다시 돋아나기에 그 뿌리까지 확실히 없애라’는 ‘참초제근(斬草除根)’이라는 말이 있다”면서 “규제는 꾸준함과 인내심을 갖고 뿌리째 뽑아야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맹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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