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공기업

민간·학계·공공 “해외자원개발, 지속적인 공공역할 필요” 한목소리

20일 해외자원개발공청회

“자원개발 긴 호흡으로 봐야··정책의 일관성 중요”

해외자원개발 공청회해외자원개발 공청회





“해외자원개발은 불확실성이 크고 장기간 시간이 투입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정책의 연속성을 가진 공공부문이 역할을 감당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20일 서울 강남 해외자원개발협회 공청회에 모인 해외자원개발분야의 전문가들은 전날 공개된 ‘해외 자원개발 추진체계 개편방안’ 용역결과에 대해 사실상 반대의견을 나타났다. 전날 공개된 용역결과는 한국가스공사와 한국석유공사를 통폐합하고 광물자원개발도 자원개발 전문회사에 일임하는 방식 등의 내용이 담긴 바 있다.

이재웅 석유공사 기획예산본부장은 “단순히 자원개발의 부분를 떼어 내 가스공사와 합병을 추진하면 일시적으로 재무적인 리스크는 해소될 수 있지만 유가 하락의 문제는 해소되지 않는다”며 해외자원개발 사업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려면 공공이 투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호준 가스공사 해외사업처장은 “가스공사와 석유공사의 통합으로 기능 중복 이슈를 해소하고 어느 정도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는 효과가 날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국제경제 회복과 유가 상승이 뒷받침되지 않는 상황에서 통합하게 될 경우 시너지 효과보다는 경영 효율성이 저하되는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정기 광물자원공사 기획관리본부장은 “광물 가격이 앞으로 10년 이상 낮은 상태를 유지할지는 누구도 알 수가 없다”며 “일본과 중국도 지금이 투자에 적기라고 발 벗고 나서고 있는 마당에 무조건 공공부문의 기능을 축소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저유가와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해외자원개발의 리스크가 대두해 민간·공공 모두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지 않는 상황에서 공공의 마중물 투자 효과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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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측도 해외자원개발 분야에 있어서 공공부문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이응규 LG상사 석유사업부 상무는 “해외자원개발분야에서 공공과 민간은 서로 마켓셰어를 놓고 경쟁하는 관계가 아니다”라며 “민간은 공공 부분과 같이 장기간 투자를 하기 어려운 만큼 공공이 장기 시계를 갖고 투자에 나서야 민간기업도 상황이 좋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공공 부분의 이슈가 불거진 것은 정책의 문제가 아니라 타이밍이 맞지 않은 것”이라며 “지금이 사업을 확장해야 할 타이밍인데 놓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강성욱 포스코 원료실 그룹장은 “20년 전에 투자한 브라질 공장이 10년 동안은 배당을 받지 못했지만 그 이후에는 투자한 금액 이상의 성과가 나오고 있다”며 “자원개발 투자는 좀 더 긴 호흡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계 의견도 같았다. 신현돈 인하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는 “해외자원개발은 위험성도 높고 장기간이 소요되며 다른 산업과의 연관성이 매우 높다”며 “공무원과 공공기관 모두 자기 임기 내에 성과를 보려 하기 보다는 국가적인 차원에서 정책의 일관성을 높이려고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태헌 에너지경제연구원 실장은 “2000년대 중반 이후 자주개발율을 성공 지표로 삼고 과도한 성과중심의 사업을 추진한 것이 오늘날과 같은 결과를 낳았다”며 “정부가 제대로 된 목표를 제시하고 투자의 책임은 공기업이 지도록 하는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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