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세계 1위 거머쥔 중국 핀테크가 두려운 이유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의 모바일 결제 시장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에 올라섰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의 모바일 결제 규모가 지난해 2,350억달러로 두 배 이상 팽창하면서 미국(2,310억달러)을 처음으로 앞질렀다고 전했다. 이뿐만이 아니라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투자한 온라인 보험사 중안보험은 글로벌 핀테크 1위 기업에 등극하는 등 중국이 세계 핀테크 산업의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후발주자인 중국이 이같이 핀테크 시장을 주도하게 된 것은 정부의 개방적 육성책과 업계의 혁신 노력이 맞물린 결과다. 중국 정부는 자율적인 생태계 조성을 위해 반시장적 규제를 최소화하면서 낡은 금융구조를 타파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에 힘입어 기업들은 모바일 자산관리, 인터넷전문은행, 크라우드펀딩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과 수익모델을 창출해내고 있다. 알리바바의 머니마켓펀드(MMF) ‘위어바오’가 1년 만에 100조원으로 불어나고 빅데이터를 활용한 신상품이 쏟아지는 핀테크 생태계가 부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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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는 세계 각국이 사활을 걸고 있는 유망 신성장 분야다. O2O(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와 연계하면 무한한 사업 확장이 가능한데다 국경도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기술력을 갖춘 국내 스타트업 인수에 눈독을 들이는데도 우리 금융권에서는 신용카드 시장이 발달해 핀테크가 필요 없다는 식의 한심한 얘기나 늘어놓고 있다.

우리는 말로만 핀테크 육성을 외치다 보니 여전히 답보 상태에 있다. 1년이나 걸려 반쪽 허가를 내준 인터넷은행만 해도 갖가지 제약에 묶여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무엇보다 핀테크를 규제와 감독 관점에서 바라보는 낡은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핀테크가 신성장동력으로 성장하도록 사후적 규제로 전환하고 독자적인 모델을 개발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이대로라면 낙후된 금융산업이 중국에 교란당하고 말 것이라는 경고를 흘려들을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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