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 후보로 거론됐던 김황식 전 국무총리, 황우여 전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강재섭 전 한나라당 대표 모두 “비대위원장에 관심이 없다”며 가능성을 일축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친박계가 정 원내대표의 비대위원장 겸직을 반대하고 후보에 언급되는 외부 인사마다 고사하는 일이 반복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황 전 사회부총리는 23일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우리 당이 중심을 잡고 잘해주기를 바란다”며 “(나는) 백의종군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전면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황 전 부총리는 자신이 후보군에 거론된 데 대해 “연락이 오거나 (당과) 의논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2012년 정계에서 은퇴한 강 전 대표는 “정치에 아무런 관심도 없다”며 정계 복귀에 뜻이 없다고 밝혔다. ‘공식 제안이 온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비대위원장에) 아무런 관심이 없으니 관련된 질문은 하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김 전 총리도 “(비대위원장은) 이미 다 끝난 이야기”라며 ‘다시 한 번 제안이 들어온다면 고민할 여지가 있느냐’는 질문에 “이미 일단락된 이야기를 무엇하러 다시 꺼내느냐”며 불편한 심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 전 총리는 정 원내대표가 선출되기 전부터 꾸준히 비대위원장 후보군에 오르내렸다.
이들 모두 지난 20일 열린 원내지도부·중진의원연석회의에서 친박계가 제안한 인물들이다. 앞서 후보로 거론됐던 김형오 전 국회의장, 박세일 서울대 명예교수, 조순형 전 의원, 인명진 목사 등도 모두 손사래를 쳤다.
일각에선 정 원내대표가 친박계의 반발을 우려해 비대위원장 겸직을 포기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외부 인사에 맡기려고 해도 모두 거절 의사를 밝히고 있어 선택지가 마땅치 않다. 당 관계자는 “비대위원을 인선할 때 위원장을 외부 인사에 맡기려고 했다”며 “인물난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뚜렷한 방안이 없는데다 비박계가 정 원내대표에 힘을 실어주고 있어 정 원내대표가 겸직을 고수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7주기 추도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좋은 분을 찾아보다가 안 되면 도리가 없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