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다승 한풀이 성공한 다둥이아빠 최진호

KPGA 넵스 헤리티지 8타 차 압승

시즌 2승에 상금, 대상도 선두

프로골퍼 최진호(32·현대제철)는 182㎝의 키에 군살 없는 몸, 소년 같은 얼굴을 갖고 있다. 대회장에서나 TV 중계를 통해 최진호를 처음 본 여성이라면 충분히 호감을 가질 만하다.

하지만 최진호는 다섯 살, 세 살 아들을 둔 ‘아빠 골퍼’다. 10월에는 셋째가 태어난다. 네 식구를 책임질 가장에게 도전은 부담스러운 단어다. 최진호는 그러나 여전히 꿈을 포기하지 않는다. 20대 초반이던 2007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미국 무대를 두드리고 있다. 최근 들어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에서 그가 보여주고 있는 경기력이라면 오랜 도전이 결실로 이어질 시간도 그리 멀지 않은 것 같다.

‘다둥이 아빠’ 최진호가 ‘다승’에 맺힌 한을 풀었다. 최진호는 29일 강원 홍천의 힐드로사이CC(파72·7,276야드)에서 끝난 KPGA 투어 넵스 헤리티지에서 최종합계 17언더파로 우승했다. 상금은 골프팬 펀딩과 입장권 수익 등을 더한 약 1억4,000만원. 마지막 날 버디 5개에 보기 1개로 4타를 줄여 이성호 등 2위 그룹을 8타 차로 제치는 압승을 거뒀다.


시즌 개막전인 지난달 동부화재 프로미 오픈에 이은 시즌 2승(통산 6승)이다. 첫 승 때도 3타 차의 여유로운 우승이었다. 한 시즌 2승 이상은 2014년 박상현 이후 최진호가 1년7개월 만에 처음. 5개 대회에서 2승을 거둔 그는 상금랭킹도 4위에서 선두(약 2억9,000만원)로 뛰어올랐다. 대상(MVP) 포인트에선 2위와의 격차를 멀찌감치 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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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KPGA 투어에 데뷔한 12년차 최진호는 지난해까지 통산 4승을 올렸지만 한 시즌에 2승 이상은 기록해보지 못했다. 상도 신인상과 재기상(2010년)은 받아봤으나 상금왕이나 대상, 최소타수상 등 주요 부문 상은 받아보지 못했다. 군 복무 뒤 첫 시즌인 지난해 상금 2위에 오르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던 최진호는 올해는 일찌감치 다승에 성공하며 주요 타이틀 수상 전망을 밝혔다. 지난해 웹닷컴 투어 퀄리파잉(Q)스쿨 2차전에서 떨어졌던 그는 올해 말 웹닷컴이나 유럽 투어 Q스쿨에 재도전한다. 웹닷컴 투어는 미국프로골프(PGA) 2부 투어다.

3타 차 단독 선두로 출발한 최진호는 홀을 거듭할수록 추격자들과의 거리를 벌렸다. 보기 없이 버디만 4개를 몰아친 후반은 최진호에게 찾아온 제2 전성기를 증명해줬다. 드라이버로 280~290야드를 치는 최진호는 그러나 이번 대회에선 전략적인 끊어가기를 택했다. 어프로치 샷이 어찌나 날카로웠던지 나흘간 그린을 거의 놓치지 않았다. 이날 10㎝짜리 버디가 2개나 나올 정도였다.

디펜딩 챔피언 이태희는 3언더 공동 24위, 허인회는 이븐파 공동 36위로 마쳤다.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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