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기업 성패의 열쇠, 고객

이병호 펀드온라인코리아 대표이사

식사 후 커피 한 잔이 자연스러워지면서 커피전문점이 참 많이 생겼다. 한국기업콘텐츠진흥원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커피전문점 수는 4만9,000여개. 한국소비자원의 실태조사 결과 그 중 가장 높은 고객만족도를 선사한 주인공은 스타벅스였다. 지난해 스타벅스는 전년대비 25% 상승한 7,7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치열한 커피전문점 시장에서 독보적 1위를 차지한 비결은 무엇일까.

스타벅스를 방문하면 경쟁사와 다른 점을 몇 가지 발견할 수 있다. 매장의 세련되고 아늑한 공간 디자인에서는 왠지 존경받는 듯한 기분이 든다. 직원들은 고객의 닉네임을 직접 부른다. 진동벨을 통해 고객들과 ‘커피 준비됐습니다’ 메시지를 주고받는 것과는 사뭇 다른 방식이다. 최근에는 모바일 주문 및 포인트 관리 시스템뿐만 아니라 테이블 휴대폰 무선충전 서비스 등 IT기술 접목을 통해 서비스 강화에 힘썼다.


스타벅스는 대표적인 고객 중심 경영 기업이다. 5,000원의 커피 값에 ‘편안한 공간’을 함께 제공하며 잠시 현실을 벗어난 로맨스를 맛볼 수 있는 곳으로 다가간다. 진동벨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도 고객과 한 번 더 눈을 마주치기 위해서다. IT기술 도입도 고객의 편의성을 제고하기 위한 노력으로 해석된다.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회장은 이렇게 말한다. “고객을 가족같이 대우하라. 그러면 우리를 신뢰할 것이다”. 경영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피터 드러커는 기업의 목적은 영리추구가 아닌 ‘고객의 창조’라 했다. 마이클 포터 하버드대 교수 또한 기업이 존재하는 단 하나의 이유는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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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금융회사들도 ‘고객중심’을 표방한다. 하지만 현 금융시장은 과연 고객중심 경영을 한다고 자신할 수 있을까. 지난 2007년 중국·인도펀드, 2011년 브라질채권에 대한 국민적 사랑은 대단했다. 그리고 올해 ISA에는 200만명 이상의 고객들이 몰려들었다. 과연 가입자들은 개인별 투자여건을 고려해 적절한 판단에서 금융상품에 가입했을까. 특정 상품 쏠림현상의 최후는 어떠했나.

금융회사는 무형의 상품 제공자로서 다른 어느 산업보다도 철저히 고객중심이어야 한다. 확정된 수익을 내는 금융상품이라면 관계없지만 어떻게 투자하느냐에 따라 동일한 금융상품도 결과적으로 천차만별 수익률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고객 상황에 맞는 포트폴리오가 투자 성공의 필수요건이다. 투자자별 리스크 감내 수준, 투자기간, 연령대 등 각 조건에 따라 수없이 다양한 포트폴리오 매트릭스가 탄생할 수 있다.

투자자 맞춤 금융정보 제공과 포트폴리오 구성 서비스, 고객의 목소리를 비즈니스에 반영하는 노력 등 금융이 고객 중심으로 움직일 때, 비로소 고객들의 추락했던 신뢰도는 회복될 것이다. 고객 중심 스타벅스가 결국 정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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