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한국시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볼빅 챔피언십에서 우승해 3개 대회 연속 챔피언 트로피를 들어 올린 쭈타누깐은 지난해 기대 속에 투어에 데뷔했다. 2013년 신인왕에 오른 언니 모리야(22)와 자매 선수로 뛰게 된 데다 어린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낸 유망주였기 때문이다. 태국 방콕에서 태어나 6살 때 골프를 시작한 그는 2011년 US 여자주니어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이름을 세계에 알렸다. 당시 4강 매치플레이에서는 리디아 고(19·뉴질랜드)를 꺾었고 그해와 2012년 연속으로 미국주니어골프협회 최우수선수로 뽑혔다. 퀄리파잉(Q)스쿨을 통해 지난해 LPGA 투어에 데뷔한 그는 첫 2개 대회에서 4위와 8위에 올라 연착륙에 성공하는 듯했지만 이내 슬럼프에 빠졌다. 3월부터 7월 사이에 무려 10개 대회 연속을 포함해 12차례의 컷오프를 당했다. 그 어려울 때 자신에게 다가 와 위로의 말을 건네준 유일한 동료가 바로 재미교포 크리스티나 김(32)이었다는 것이 쭈타누깐의 전언이다.
이번 대회 첫날에도 쭈타누깐은 “지난해 경기가 잘 안 풀릴 때 유일하게 다가와서 격려해준 조언자였다. 매우, 매우 좋은 선수이자 사람”이라며 크리스티나에게 감사의 말을 했다.
이날 준우승을 차지한 크리스티나는 쭈타누깐의 우승이 결정되자 18번홀 그린에 올라 물을 뿌리며 제 일처럼 축하했다. 크리스티나는 경기 후 “쭈타누깐은 5년 전에도 지금처럼 잘 쳤다. 지난해 겪은 슬럼프는 자신감 부족이 문제여서 첫 승이 절실하다고 생각했다”면서 “이제 그는 누구도 멈출 수 없는(unstoppable) 선수가 될 것”이라고 평했다. 이어 “친절하고 미소가 아름다운 그에 대해 충분히 얘기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캐디 레스 루악(미국)도 빼놓을 수 없다. “올해는 훌륭한 캐디를 만난 게 행운”이라는 쭈타누깐은 “루악은 모든 일을 도와주고 늘 ‘나는 너를 믿는다’고 말해준다”면서 “지난해 멘탈을 비롯한 모든 면에서 부족했다면 올해는 캐디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준 덕분에 좋은 성적을 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루악은 이번 대회가 열린 미시간주 출신이기도 하다.
/앤아버=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