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두 번째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지난 4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회의록이 공개된 후부터다. 대다수의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은 경제지표 개선이라는 조건을 달기는 했지만 큰 변화가 없다면 오는 6월 금리 인상이 가능하다는 뜻을 내비쳤다. 연준에서도 의견을 주도하는 그룹인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와 재닛 옐런 연준 의장도 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6월이나 7월에 결단을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 첫 번째 금리 인상 때와 현재를 비교해보면 미국의 경제와 물가 여건은 한층 개선됐다. 경제지표 개선에 힘입은 금리 인상을 더는 악재로 봐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유가 상승으로 회사채 신용 스프레드(국고채와의 금리 차이)가 안정된 것도 달라진 대목이다. 지난해 금리 인상 조치 전후로 에너지·소재 업종 고수익(하이일드) 회사채 스프레드가 급등하며 신용시장 불안이 높아졌던 것과는 달리 현재는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의 경제상황은 개선됐지만 신흥시장의 투자위험(리스크)은 여전히 경계해야 할 핵심 변수다. 특히 중국 관련 위험에 주목해야 한다. 최근 위안화 약세 현상이 다시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와 중국 부동산 규제에 따른 위험이 반영된 결과다. 주춤했던 위안화 약세에 대한 투기적 베팅(달러 매수와 위안화 매도)이 5월 들어서 연초 이후 처음으로 증가하고 있다.
앞으로 3개월 동안 중국 경제 지표 둔화가 예상된다는 점도 걱정스러운 점이다. 중국 경제 지표 개선을 이끄는 부동산 시장이 규제 영향으로 좋지 못한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당국이 올 3월 ‘1선 도시(상하이·선전)’를 대상으로 부동산 규제를 시작한 후 시장에서는 ‘거래절벽’ 현상이 나타났다. 중국 선전 지역의 5월 주택 거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2%나 감소했다. 상하이의 주택 거래량도 38% 줄어들었다. 거래절벽에서 시작된 규제 영향은 부동산 거래 감소와 가격 하락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국의 두 번째 금리 인상 국면에서 상황을 정확히 판단하려면 결국 중국의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중국 위안화와 부동산 시장 흐름을 통해 위험의 수준을 가늠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오승훈 대신증권(003540) 리서치센터 글로벌마켓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