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자 등 성소수자들이 오는 11일 서울광장에서 열 계획인 ‘퀴어(Queer) 문화축제’의 적절성을 놓고 법정 다툼이 벌어졌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김용대 수석부장판사)는 1일 서울시민 김모씨가 퀴어축제조직위원회를 상대로 낸 ‘공연음란행위금지 가처분’ 심문기일을 열고 양측 의견을 들었다. 김씨는 “지난해 아이들과 함께 서울광장에서 축제를 봤는데 옷을 벗고 음란 행동을 하는 등 부적절하다고 느꼈다”며 “축제를 하는 것은 좋지만 이런 행위를 하는 것은 법이 막아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 축제에서 알몸 거리 행진을 하다 검찰이 기소유예한 사례도 있다”며 올해 서울광장에서 음란행위자의 증거를 채집해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언급했다. 그는 트위터에 올라온 동성 성관계 묘사 그림을 법정 스크린에 띄워 “서울시는 왜 이런 축제를 허용했는냐”고 말하기도 했다.
반면 주최 측은 이에 대해 “조직위는 단지 행사를 주최할 뿐”이라며 “조직위가 수만 명이나 되는 참가자를 일일이 통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또한 “김씨가 언급한 음란행위는 실제 발생하기 어렵고 만약 있어도 개인이 처벌 받을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그간 법적 문제의 소지가 될 일을 하지 말라고 참가자들에게 안내했으며 현장에 경찰이 많이 배치돼 있어 김씨의 우려는 과장”이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양측 의견을 듣다가 일부 쟁점에 대해 직접 발언도 하며 소송을 지휘했다. “일부 행위가 선량한 시민이 보기 곤혹스러울 수 있다는 취지는 설득력있다”면서도 “주최 측에 어떤 의무를 지우는 것은 어려워 김씨에게 축제 금지를 요청하는 권리가 있는지도 다소 의문”이라고 재판부는 밝혔다. 이어 “세상이라는 것이 같은 사람과 살 수 있는 것만은 아니”라고 말했다. 가처분 신청의 결론은 늦어도 오는 9일까지 나올 예정이다.
/김진희인턴기자 jh6945@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