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FTSE 편입 효과로 주가가 급등하는 사이 뒤늦게 매수행렬에 동참한 개인투자자들은 정작 애꿎은 피해를 입게 됐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코스닥시장이 우량 기업 상장 유치와 이상 과열 종목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 등 체질개선을 이뤄내지 못할 경우 또다시 개미들의 투기판이라는 오명이 되풀이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일 코데즈컴바인의 FTSE 지수 제외 소식이 전해지자 증권가에서는 냉소적인 반응이 쏟아져나왔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장전략팀장은 “FTSE가 개별 종목의 지수 편입과 퇴출을 번복하고 지수산출 기준까지 개정한 것은 사실상 자신들의 실수를 인정한 셈”이라며 “FTSE가 오락가락하는 사이 애꿎은 개인투자자들만 손실을 입을 수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강송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세계적 지수 기관인 FTSE가 기업정보를 잘못 파악한 만큼 이번 사태에서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3월 코스닥시장을 요동치게 만들었던 코데즈컴바인의 주가 폭등은 FTSE의 스몰캡지수 편입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코데즈컴바인의 유통주식 수가 전체 발행주식의 0.6%인 25만여주에 불과한 상황에서 FTSE 지수 편입 발표 이후 갑자기 외국인 자금이 쏟아져 들어오자 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본격적인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기 직전인 3월2일 2만3,200원이던 주가는 15일 종가 기준 15만1,100원까지 치솟으며 9거래일 만에 무려 6배 넘게 폭등했다. 한때 정보기술(IT) 대장주 카카오(035720)를 제치고 코스닥 시가총액 2위까지 오르기도 했다.
단지 정체를 알 수 없는 ‘묻지마 폭등’으로만 여겨지던 코데즈컴바인의 미스터리가 FTSE 편입과 직결됐다는 사실이 서울경제신문의 단독보도를 통해 알려지자 주가는 다시 요동치면서 급등락을 반복했다. 거래소는 이후 단일가 매매 적용과 거래정지 등의 조치를 잇따라 내놨지만 불안한 주가 흐름은 이어졌다. 전례 없는 5거래일간의 강력한 거래정지로 주가 과열 양상은 어느 정도 진정되는 기미지만 이번 사태를 통해 FTSE는 물론 코스닥시장의 신뢰성에도 흠집이 생기게 됐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해외 지수 기관이 우리 기업의 구체적인 상황을 제대로 알 수 없는 만큼 이번처럼 언제든지 실수는 발생할 수 있다”며 “거래소나 금융당국은 시장이 투기판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관리 주체로서 제 역할을 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현상·서지혜기자 kim0123@sedaily.com